"침체기 시세차익 투자 힘들어…체계적 관리로 건물 가치 높여야"
"부동산 시장 침체기일수록 자산관리가 중요합니다. 시세차익을 겨냥한 투자가 힘든 만큼 체계적 관리로 보유 부동산 가치를 높여야 하기 때문이죠."

한국부동산자산관리학회(회장 민규식 · 전주대 경영대학장)가 주최한 '부동산 시장 발전방향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로널드 고스 미국 부동산자산관리협회(IREM) 회장(사진)은 경기침체 등으로 시장 전망이 불확실해짐에 따라 부동산 자산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미(全美)부동산중개인협회(NAR) 산하 기구인 IREM은 1만8000여명의 회원을 둔 부동산자산관리사 연합단체로 부동산자산관리사(CPM)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고스 회장은 지난 27년간 IREM의 교육 · 리서치 분과 등에서 활동했으며,실무중심 교육시스템을 도입해 CPM 자격증의 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스 회장은 "단순히 청소나 주차장 관리만을 해서는 빌딩 소유자와 임차인에게 만족을 줄 수 없다"며 "CPM은 임대에서 시설물 관리에 이르는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동산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은 도쿄 상하이 등과 더불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오피스 시장으로 성장했지만 자산관리 분야는 이제 주목받기 시작한 단계"라며 "한국도 시장 규모에 걸맞은 전문인력을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국내 부동산자산관리회사는 미국의 5% 수준인 100여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직원 20명 미만 영세기업이 대부분이어서 전문성을 높이는 데도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고스 회장은 "부동산 산업이 질적으로 성장하려면 한국부동산자산관리사(KPM)과정과 같은 전문화된 교육이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KPM 과정'은 전국 주요 부동산학과 교수와 자산관리전문기업 대표들이 회원으로 참여한 산학 연구기관인 한국부동산자산관리학회와 한국경제신문이 운영하는 현장 중심의 교육이다. 그는 "IREM이 관련 과정을 수료해도 3년간 실무 경험이 없으면 교육생에게 CPM 자격증을 주지 않는 것도 실무와 현장을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도심 오피스 시장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공급 과잉으로 빌딩 공실률이 높아가고 있지만 한국의 경제 구조가 탄탄해 임대 수요도 꾸준할 것이란 설명이다.

김태철/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