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도 핏빛 내전 '제2 리비아' 되나…친위대-반군 교전 2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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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野 불참속 비상조치법 승인
예멘 정국이 리비아처럼 내전으로 치달을 조짐이다.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지난 21일 연내 퇴진 의사를 밝히면서 예멘 정국은 평화적 정권교체로 가닥을 잡은 듯했다. 하지만 야권의 즉각 퇴진 요구와 이에 대한 살레 대통령의 강경 입장이 맞서면서 상황이 다시 악화되고 있다.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예멘 남동부 무칼라 지역에서 살레를 지지하는 친위대와 시위대 편으로 돌아선 정규군의 유혈충돌로 최소 2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멘에서 지난 1월 말부터 이어진 민주화 시위 도중 군 내부에서 유혈충돌이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날인 23일엔 예멘 의회가 야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비상조치법을 승인했다. 30일 기한의 이번 비상조치법 승인에 따라 언론보도 검열이 가능해지고 시위는 금지된다. 이에 대해 야권 세력은 "살레가 정권 유지를 위해 통과시킨 비상조치법은 원천 무효"라고 반발했다.
살레 대통령은 이날 "쿠데타로 권력을 잡으려는 시도는 내전을 불러올 것"이라며 "군부에 권력을 이양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야권을 비롯한 시위대와 일부 군부가 살레의 즉각 퇴진을 요구한 직후 나온 발언이다. 앞서 살레는 21일 군 수뇌부와 회담을 갖고 올해 안에 물러나기로 합의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예멘이 평화적인 정권 교체에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수만명의 시위대는 수도 사나에서 살레의 즉각 사임을 요구하며 가두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살레가 2005년에도 퇴진 의사를 밝혔지만 이를 어겼다"며 "올해 안에 퇴진하겠다는 그의 약속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살레가 자신이 제안한 타협안이 거부되면서 또다시 강경 입장으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살레가 끝까지 저항을 계속할 경우 예멘이 제2의 리비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권 교체에 성공한 튀니지나 이집트와 달리 내전에 빠진 리비아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란 얘기다. 현재 대통령궁과 국방부 등 주요 시설에는 살레의 아들이 지휘하는 군부대와 탱크가 진주해 있다. 이에 맞서 사나대학 인근 광장에는 시위대 지지를 표명한 알리 모흐센 알 아흐마르 소장이 이끄는 병력과 탱크들이 배치돼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예멘 남동부 무칼라 지역에서 살레를 지지하는 친위대와 시위대 편으로 돌아선 정규군의 유혈충돌로 최소 2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멘에서 지난 1월 말부터 이어진 민주화 시위 도중 군 내부에서 유혈충돌이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날인 23일엔 예멘 의회가 야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비상조치법을 승인했다. 30일 기한의 이번 비상조치법 승인에 따라 언론보도 검열이 가능해지고 시위는 금지된다. 이에 대해 야권 세력은 "살레가 정권 유지를 위해 통과시킨 비상조치법은 원천 무효"라고 반발했다.
살레 대통령은 이날 "쿠데타로 권력을 잡으려는 시도는 내전을 불러올 것"이라며 "군부에 권력을 이양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야권을 비롯한 시위대와 일부 군부가 살레의 즉각 퇴진을 요구한 직후 나온 발언이다. 앞서 살레는 21일 군 수뇌부와 회담을 갖고 올해 안에 물러나기로 합의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예멘이 평화적인 정권 교체에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수만명의 시위대는 수도 사나에서 살레의 즉각 사임을 요구하며 가두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살레가 2005년에도 퇴진 의사를 밝혔지만 이를 어겼다"며 "올해 안에 퇴진하겠다는 그의 약속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살레가 자신이 제안한 타협안이 거부되면서 또다시 강경 입장으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살레가 끝까지 저항을 계속할 경우 예멘이 제2의 리비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권 교체에 성공한 튀니지나 이집트와 달리 내전에 빠진 리비아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란 얘기다. 현재 대통령궁과 국방부 등 주요 시설에는 살레의 아들이 지휘하는 군부대와 탱크가 진주해 있다. 이에 맞서 사나대학 인근 광장에는 시위대 지지를 표명한 알리 모흐센 알 아흐마르 소장이 이끄는 병력과 탱크들이 배치돼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