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기아차를 포함한 자동차주들이 무더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장중 사상 최고가 경신에 동참했던 화학주는 장 막판 차익 실현 매물로 하락 반전했지만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지진 여파로 반사이익을 보면서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기아차는 1.41%(900원) 오른 6만4700원에 마감했다. 지난 18일 이후 나흘째 오르며 연 이틀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3월 판매량이 사상 최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에다 주력 차종인 'K5'가 내수와 북미 수출용으로 공급하기에도 벅찰 정도로 물량이 부족해 유럽 수출이 늦춰졌다는 소식도 '매수'를 불러왔다.

김용수 SK증권 연구위원은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예상해 목표주가를 기존 6만5000원에서 7만2000원으로 올렸다"며 추가 상승을 예상했다. 고태봉 IBK투자증권 연구위원도 "기아차 1분기 순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6300억원을 크게 웃도는 7000억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도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4.76%(8000원)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고 넥센타이어 역시 신고가 경신에 동참했다.

LG화학 호남석유 한화케미칼 금호석유 등 화학주와 에쓰오일 SK이노베이션 GS 등 정유주도 이날 장중 일제히 사상 최고가로 치솟았다. 하지만 오후장 들어 최근 상승폭이 큰 데 따른 차익 실현 매물로 하락 반전했다. 한 대형 투자자문사의 스폿형 자문형랩이 수익률을 달성하면서 물량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일시적인 수급에 의한 것이고 실적이 탄탄한 만큼 재차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석유화학업체는 일본 지진에 따른 공급 축소와 이머징마켓 중심의 탄탄한 수요 등으로 올 상반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정유 3사도 제품 마진 확대로 상반기 깜짝 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이다.

이 연구위원은 "일본 내 전력과 물류 문제 등으로 인해 가동률이 완전 정상화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일본의 공급 비중이 컸던 디젤 벤젠 등의 수급이 달려 마진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도 "정유 화학은 업황 호조세가 유지되고 있고 일본 지진에 따른 반사이익도 크다"며 "1분기 실적을 감안할 때 이 업종을 제외하고 살 만한 종목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보유한 투자자는 꾸준히 들고 가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