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의 동반성장 '신정아 덫'에 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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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세미나' 갑자기 불참…특강 취소 등 차질
한나라, 분당乙 선거 '鄭 카드' 접는 쪽으로 가닥
한나라, 분당乙 선거 '鄭 카드' 접는 쪽으로 가닥
'정운찬 전 국무총리 초청 특별강연 및 세미나'라는 선명한 글씨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그는 거기 없었다.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1층 소회의실에서 열린 '동반성장과 중소기업의 경영혁신' 세미나. 국회에서 재계,학계,정부 등 각계 전문가들을 모아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였지만 정작 동반성장 전도사로 자처해온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행사는 지난해 9월29일 정부가 '대 · 중소기업 동반성장 추진대책'을 내놓은 직후인 10월께 잡힌 일정이었다. 정 위원장은 지난 22일 저녁 갑작스레 불참을 통보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초대 위원장에 선임됐다. 특강이 취소되며 세미나 시작 시간은 부랴부랴 오전 9시에서 오전 10시로 한 시간 늦춰졌다. 몇몇 국회의원들은 오전 9시께 행사장을 찾았다 돌아갔다.
행사를 마련하고 사회를 맡은 국회 현장경제연구회의 고승덕 대표의원(한나라당)은 거듭 참석자들에게 특강 취소에 대해 사과했다.
그 시간 정 위원장은 청와대에서 열린 '제주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명예위원장 추대행사에 추진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는 위원장 사퇴와 초과이익공유제 등 그동안 관심을 모아온 현안에 대해 말을 아꼈다. 신정아 씨의 에세이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도 대답을 피했다. "신정아 씨와 관련해 한마디 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됐다. 행사 왔는데 뭘…"이라는 말만 남겼다.
정 위원장이 빠진 세미나에선 중소기업의 변화를 촉구하는 발언들이 터져 나왔다. 양금승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우리나라만큼 중소기업을 과잉보호하는 나라가 없다"며 "중소기업들 중에선 50인 기준을 넘기지 않으려고 스스로 성장을 포기하는 곳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청 차장을 지낸 나도성 한성대 지식서비스&컨설팅연구원 원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보호 육성정책이 1300개에 달하고,지원기관도 400개나 된다"며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모럴해저드가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나 원장은 "중소기업들이 국내 대기업 하청 계열관계에 안주하는 것이 문제"라며 "중소기업들이 글로벌화되도록 모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이 사퇴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을 의식한 듯 지속적인 동반성장 정책 추진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상생협력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권이 바뀌어도 국회가 관심을 갖고 동반성장 정책을 추진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정 위원장의 분당을 보궐선거 영입 문제가 '신정아 암초'에 걸려 무산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여권 주류 측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분당을에 출마할 경우 필승카드는 정 위원장밖에 없다고 보고 영입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신정아 변수'에 '정운찬 카드'를 접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 위원장 영입을 주장해왔던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당에서도 정 전 총리를 영입하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해 왔지만 본인이 큰 성의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신정아 문제까지 터져 정말 곤란한 상황이 됐다"며 "더 이상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조재희 /구동회 기자 joyjay@hankyung.com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1층 소회의실에서 열린 '동반성장과 중소기업의 경영혁신' 세미나. 국회에서 재계,학계,정부 등 각계 전문가들을 모아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였지만 정작 동반성장 전도사로 자처해온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행사는 지난해 9월29일 정부가 '대 · 중소기업 동반성장 추진대책'을 내놓은 직후인 10월께 잡힌 일정이었다. 정 위원장은 지난 22일 저녁 갑작스레 불참을 통보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초대 위원장에 선임됐다. 특강이 취소되며 세미나 시작 시간은 부랴부랴 오전 9시에서 오전 10시로 한 시간 늦춰졌다. 몇몇 국회의원들은 오전 9시께 행사장을 찾았다 돌아갔다.
행사를 마련하고 사회를 맡은 국회 현장경제연구회의 고승덕 대표의원(한나라당)은 거듭 참석자들에게 특강 취소에 대해 사과했다.
그 시간 정 위원장은 청와대에서 열린 '제주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명예위원장 추대행사에 추진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는 위원장 사퇴와 초과이익공유제 등 그동안 관심을 모아온 현안에 대해 말을 아꼈다. 신정아 씨의 에세이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도 대답을 피했다. "신정아 씨와 관련해 한마디 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됐다. 행사 왔는데 뭘…"이라는 말만 남겼다.
정 위원장이 빠진 세미나에선 중소기업의 변화를 촉구하는 발언들이 터져 나왔다. 양금승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우리나라만큼 중소기업을 과잉보호하는 나라가 없다"며 "중소기업들 중에선 50인 기준을 넘기지 않으려고 스스로 성장을 포기하는 곳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청 차장을 지낸 나도성 한성대 지식서비스&컨설팅연구원 원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보호 육성정책이 1300개에 달하고,지원기관도 400개나 된다"며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모럴해저드가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나 원장은 "중소기업들이 국내 대기업 하청 계열관계에 안주하는 것이 문제"라며 "중소기업들이 글로벌화되도록 모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이 사퇴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을 의식한 듯 지속적인 동반성장 정책 추진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상생협력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권이 바뀌어도 국회가 관심을 갖고 동반성장 정책을 추진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정 위원장의 분당을 보궐선거 영입 문제가 '신정아 암초'에 걸려 무산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여권 주류 측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분당을에 출마할 경우 필승카드는 정 위원장밖에 없다고 보고 영입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신정아 변수'에 '정운찬 카드'를 접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 위원장 영입을 주장해왔던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당에서도 정 전 총리를 영입하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해 왔지만 본인이 큰 성의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신정아 문제까지 터져 정말 곤란한 상황이 됐다"며 "더 이상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조재희 /구동회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