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3D TV 설전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삼성전자LG전자가 이번엔 세탁기 시장 점유율 1위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3일 지난해 국내 전체 세탁기와 드럼세탁기 시장,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의 점유율을 놓고 각기 기준이 다른 자료를 토대로 서로 자신이 1위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이날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드럼 세탁기의 경우 금액기준으로 지난해 국내시장 점유율 48.2%로 이 부문 1위를 탈환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삼성은 전체 세탁기 가운데 드럼 세탁기 비중을 50% 이상 가져가는 전략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드럼 세탁기의 가격대가 일반 세탁기에 비해 많게는 100만원 이상 높기 때문에 전체 판매 대수가 타사에 밀려도 판매 금액에서 앞섰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LG전자는 삼성전자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곧바로 보도 자료를 통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금액기준으로도 사실상 차이가 없고, 나머지 부문에서는 모두 앞섰다는 게 LG측의 지적이다.

LG전자는 시장조사업체 GFK의 자료를 제시하며 "수량기준 지난해 국내 전체 세탁기 시장에서 LG전자가 44.6%를 기록해 삼성전자(41%)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금액기준으로도 각각 46%, 44%로 순위는 같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를 통해 "국내 세탁기 시장 1위라는 조사 업체의 인증도 받는 등 명실공히 국내 세탁기 시장의 최강자"라고 말했다.

그러나 GFK 자료에서 지난해 국내 드럼세탁기의 경우 순위가 뒤바뀐다. 금액기준으로는 삼성전자(48.2%)가 48%의 점유율을 올린 LG전자를 눌렀다. 수량기준으로는 LG전자가 48.4%로 삼성전자(46.7%)를 제치고 1위다.

미국 시장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양사가 끌어다 쓴 시장조사기관의 자료가 다르다. 삼성전자는 NPD의 자료를, LG전자는 스티븐슨 컴퍼니의 자료를 가져다 내세우며 서로가 1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생활가전업계에는 공신력있는 시장조사기관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