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증권사들이 동영상을 활용한 기업분석 보고서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24일 증권가에서는 한상화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이 제작한 '롯데쇼핑의 연인'이란 제목의 UCC(사용자제작콘텐츠) 동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유튜브에 올라온 이 동영상은 인기 드라마였던 '파리의 연인'의 주요 장면에 목소리를 덧입혀 롯데쇼핑에 관한 투자 포인트를 다뤘다.

"너 바보야? 왜 말을 못해.주가가 저러고 있는데 왜 말을 못하고 가만히 있냐고!"

동영상에서 남자 주인공인 박신양은 상대역 김정은에게 "실적 나빠? 재료 없어? 매수하란 얘기 못해?"라며 다그친다. 이에 대해 김정은은 "마음 같아선 매수 지르고 싶었죠.근데 중국 사업에 대해 말이 많잖아요. 나는 투자자금 증가도 걱정돼서 그런 거라고요"라며 변명한다.

롯데쇼핑은 올해 중국에 대형마트 15개를 개장할 계획이다. 박신양은 "중국이 무슨 문제,그런 문제 없어!부채비율 낮아.추가차입도 괜찮아"라며 화를 낸다. "저 남자가 내 사람이다. 저 남자가 내 애인이다. 왜 말을 못하냐고!"라는 명대사는 "저 주식이 내 톱픽이다. 롯데쇼핑이 내 최선호주다. 왜 말을 못하냐고!"로 바뀌어 보는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한 연구원은 "지난 주말 기관투자가 대상 포럼에서 발표 시간이 짧아 동영상을 제작하게 됐다"며 "이렇게 반응이 좋을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이 지난달부터 제공하고 있는 '학습용 VOD 아카데미'도 투자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KB투자증권도 2009년 10월부터 업종보고서를 담당 애널리스트가 직접 설명하는 동영상을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매일 수십개씩 기업분석 보고서가 쏟아지다 보니 애널리스트들이 투자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