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복구 작업이 24일 재개됐지만 방사선 유출 강도 등 피해 범위와 정도가 갈수록 커지면서 인근 주민들의 고통도심화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이날 아침부터 제1원전 1~6호기 원자로와 사용후 핵연료 저장조 등의 자동 냉각기능 회복을 위한 작업을 재개했다. 도쿄전력은 전날 오후 3호기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자 작업을 중단했으나 이날 아침 연기가 그치자 오전 8시부터 1~4호기에 내려졌던 작업중단 명령을 해제했다. 이에 따라 3호기는 원자로에냉각수(정제수+붕산)를 공급하는 펌프의 시운전 준비를 시작했으며, 1호기와 4호기에서도 주제어실 기능 회복을 위한 작업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2호기의 경우 경제산업성 원자력 안전보안원 측정 결과 이번 사고 이후 최고 수치인 1시간당 약 500밀리시버트의 방사선량이 측정됨에 따라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1호기에 대해서도 마다라메 하루키 일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핵연료가 용융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2호기나 3호기에 비해 가장 위험한 상태"라며 폭발을 막기 위해 압력용기 내의 증기 방출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는 등 위험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사고 이후 현장 근로자 중 1명의 방사선 노출량이 0.1시버트(106.3 밀리시버트)를 기록, 비상 허용치를 초과한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일본 정부가 원전으로부터 30㎞ 이상 떨어진 주민들도 방사성 물질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계산 결과를 내놓는 등 피해 범위와 정도가 날로 커지면서 주민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날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긴급 시 신속 방사능 영향 예측'(SPEEDI) 시스템을 이용해 원전 주변 방사성 물질 확산 범위 등을 계산했다. 그 결과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경우,12일 후에는 30㎞ 이상 떨어진 지역이라도 갑상선 내부의 방사성 요오드 노출량이 100밀리시버트를 웃돌 수 있어 안정 요오드제를 투여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주민 피해액도 수조엔(수십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이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반경 30㎞ 이내 주민 22만명과 기업들은 대피에 따른 정신적.물질적 피해는 물론 방사성 오염으로 농산물, 수산물 등의 판로가 막힌데다 토양오염에 따른 장기적 피해도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인근의 지역에서물자 운반 차량 등이 이 지역에 들어오는 것을 겁내는 탓에 주민들이 극도의 물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이날 보도했다. 원전 주변 지역의 수돗물과 바다, 채소와 우유 등에서 방사성 물질이 잇따라 검출되면서 일본산 식품에 대한 공포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홍콩 식품환경위생부(FEHD)는 전날 일본산 채소 중 3개 표본이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나자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후쿠시마현 인근 5개 현에서 생산된 야채와 과일, 유제품에 대해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 밖에도 미국, 독일 등 세계각국이 일본산 식품에 대한 검역 강화를 넘어 수입 자체를 중단하는 등 검역 및 통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