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잠룡들은 지난해 대체로 `재테크'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5일 공개한 지난해 국회의원 재산변동 신고내역에 따르면 대선 예비주자로 꼽히는 현역 의원 6명 가운데 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을 제외하고는 5명이 재산을 불렸다.

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예비주자는 국내 최대 부호인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로, 현대중공업 주가 상승 등으로 무려 2조2207억원이 늘어난 3조6천709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정 전 대표가 대선에 첫 도전했던 지난 2002년 당시 공직자 재산등록상 1천72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9년만에 21배 증가한 것이다.

이어 이재오 특임장관이 6명의 잠룡 중 가장 적은 재산(7억1천751만원)을 신고했지만, 증가액은 2억5천406만원으로 증가규모가 2위였다.

예금액이 1억663만원 늘어난 데다, 장녀 소유 다세대 주택(1억5천200만원)을 내역에 포함시킨 데 따른 것이다.

또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1억2천200만원(총 27억7천800만원), 박근혜 전 대표는 7천800만원(총 22억4천만원),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2천800만원(총 13억3천600만원)의 재산이 늘었다고 각각 공개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재산 증가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강남구 삼성동 단독주택의 가액이 18억8천만원에서 19억8천만원으로 변동한 게 주된 원인이었다.

다만 박 전 대표의 예금액은 967만6천원 줄었다.

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의 경우에는 부동산과 유가증권의 가액이 상승하기는 했지만, 의정활동을 위한 채무가 2억원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2억4천300만원이 줄어든 24억원을 신고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본인 소유의 강남구 삼성동 소재 부동산 가액 상승 등에 힘입어 1년새 4억3천만원이 늘어난 37억2천500만원을 신고했고, 국회의원 `재산 10걸'에 포함된 김무성 원내대표(총 149억2천300만원)의 재산증가액은 1억8천900만원이었다.

또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원외'여서 재산신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상황에서 박지원 원내대표는 7천400만원이 늘어난 15억9천600만원을,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1억3천700만원이 증가한 29억1천600만원을 각각 신고했다.

한편 박희태 국회의장의 재산은 2억3천만원이 늘어 97억1천200만원에 달했다.

박 의장은 지난해 국회의장으로 취임하기 전 국회 정무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배우자 명의의 KT&G 주식 전량(790주)을 매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