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대기업에 입사한 최수훈 씨(27)는 최근 고민이 많다. 다음달이면 수습과정을 떼고 꼬박꼬박 200여 만원의 월급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아직 재테크 계획을 세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씨 같은 사회초년생에겐 무엇보다 결혼자금이나 노후자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한 장기적인 투자가 중요하다. 적금 · 보험 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적립식펀드도 빼놓아서는 안 되는 투자 항목이다.

◆주식형펀드로 장기 적립식 투자

사회 초년생에겐 주식형펀드 가입이 가장 기본이다. 채권형 · 혼합형펀드보다 리스크는 다소 높지만 긴 투자기간이 위험을 상쇄해주는 덕분이다. 적립식투자를 하면 '평균 매입단가 하락 효과(cost averaging effect)'가 발생해 주가 하락을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 즉 똑같은 금액을 투자하더라도 주가가 떨어지면 매입수량이 늘어나 장기적으로 주가가 오른다면 최종 수익률은 더 높아지게 된다.

국내와 해외 투자 비율은 '7 대 3'정도가 적당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국내와 해외를 나누면 분산투자의 효과가 커지는데다 원자재펀드처럼 국내엔 없는 다양한 대안투자상품에도 가입할 수 있다"며 "전체 펀드 포트폴리오의 30% 이내에서 투자성향에 따라 가입하면 좋다"고 설명했다.

투자기간은 복리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5년,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설정하는 게 좋다. 다만 1,2년에 한 번씩은 시장 상황에 따라 상품별 비중이나 운용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사회 초년생들은 한 달 펀드 투자액이 수십만~수백만원으로 크지 않은 만큼 펀드 개수를 늘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성장주 · 가치주 등 투자 유형별로 1개씩 보유하는 게 낫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평균 9~10배라고 하면 연평균 10%의 수익이 가능하다는 뜻으로 10년 정도 투자하면 원금의 두 배가 되는 셈"이라며 "사회초년생들은 10년 이상 장기 투자를 고려해 계획을 짜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연금저축펀드 필수

노후준비와 세(稅 )테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연금저축펀드 가입은 필수다. 이 펀드는 10년 이상 일정 금액을 적립하면 만 55세부터 5년 이상 연금으로 원리금을 받을 수 있는 장기 저축상품이다. 올해부터 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의 소득공제 혜택이 없어지면서 유일하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펀드이기도 하다. 소득공제 한도도 400만원으로 확대됐다.

수익률도 양호한 편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금저축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24일 기준)은 19.05%로,주식 · 채권 · 혼합형이 섞여있는데도 국내주식형 평균 수익률(22.28%)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인생을 설계해주는 라이프사이클펀드도 고려해 볼 만하다. 가입 시 조건을 지정해 주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주식과 채권 비중이 적절히 조절된 펀드로 갈아타게 된다. 최근 1년 동안에는 주식형인 '삼성밸류라이프플랜전환형 1'(30.86%)과 주식혼합형인 '한국투자LCF2020증권'(25.78%)이 선전하고 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