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이 '스마트 시대'에 접어들었다.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다양한 투자기법 및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 투자자들도 이에 대한 이해와 활용 수준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동향에서도 뚜렷하게 감지할 수 있다.

일본 대지진으로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발 빠르고 똑똑한 투자자들이 ETF 시장에 몰렸다. 시장이 떨어지면 수익을 낼 수 있는 인버스 ETF에 이어 조기 반등을 겨냥하고 지수 일일 상승률의 두 배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레버리지 ETF 거래가 큰 폭으로 늘었다. 과감한 투자자들은 일본주가지수를 추적하는 ETF도 주목했다.

ETF의 거래 증가는 단순히 이번 시장 충격에 국한되지 않는다. 2010년 이후 개인 투자자의 거래 규모가 크게 증가했고 올 들어 주식시장이 조정국면에 진입하자 ETF 거래량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사실 ETF만한 스마트한 투자수단이 또 있을까 싶다. ETF는 노벨상을 받은 펀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ETF는 1990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마코위츠와 샤프 교수의 효율적 포트폴리오 이론에 가장 충실한 금융상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ETF의 투자대상이 달러선물,구리선물,농산물선물 등으로 매우 다양하게 진화하면서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ETF가 효율적이고 다양한 만큼 이를 활용한 투자전략도 투자자의 입맛에 맞게 짜볼 수 있다. 초보자라면 코스피200을 추적하는 ETF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무난하다.

국내주식 및 해외주식,원자재,통화 등의 대표 ETF에 장기적으로 분산 투자해볼 수도 있다. 적극적 투자자라면 단기 또는 중기 시황을 활용해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ETF를 교체 매매하는 투자전략도 가능하다.

국제 금융시장 동향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원유선물이나 구리선물 ETF,금선물 ETF도 눈여겨볼 만하다. 다만 기초지수에 대한 이해와 함께 거래량이 많고 기초지수와의 괴리율이 크지 않은 ETF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임태일 HMC투자증권 금융상품팀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