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펀드의 수익률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일본 대지진 등으로 원자력발전에 대한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녹색성장이라는 테마의 전망이 긍정적인 만큼 관심을 가져볼 것을 조언하고 있다.

◆테마펀드 중 수익률 2위

2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녹색성장펀드는 올 들어 3.93%의 수익을 올려 33개 유형 테마펀드 중 사회책임투자(SRI)펀드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을 올렸다. 국내 주식형펀드가 같은 기간 0.60%의 수익을 낸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1년 수익률도 32.57%로 농산물펀드(35.37%)에 이어 2위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상장된 녹색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올 들어 2.04%의 수익을 내며 해외주식형펀드 평균(-1.55%)을 웃도는 성적을 올렸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미국 등 선진국을 비롯한 각국이 대체에너지 관련 투자를 늘리는 등 산업 자체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면서 수익률이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며 "일본 대지진 등 외부 악재로 대체에너지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녹색성장펀드 중에서는 '흥국녹색성장A-1'이 올 들어 7.47%의 수익률로 가장 성적이 좋았다. '하나UBS신경제그린코리아1A'가 6.04%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으며 '현대그린1A'(5.69%) '하이그린퓨처1C2'(4.09%) '미래에셋맵스그린인덱스A'(2.75%)도 상위권에 올랐다. 해외 녹색성장펀드 중에서는 '동양탄소배출권특별자산1A'가 같은 기간 15.79%의 고수익을 올렸으며 '산은S&P글로벌클린에너지C 2'(9.76%) '블랙록월드에너지HA'(8.65%) '미래에셋맵스글로벌대체에너지인덱스1A-e'(6.80%) 등도 양호한 성과를 냈다.

◆최소 3년 이상 장기투자 필요

전문가들은 녹색성장이라는 테마 자체가 장기 성장성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펀드에 투자할 때도 장기로 투자할 것을 권했다.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기보다는 '김장독'에 김치를 익히듯 녹색산업성장의 과실이 무르익기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투자하라는 의미다. 김 연구원은 "최근 수익률도 좋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므로 최소 1년,가능하면 3년 이상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펀드를 고를 때는 수익률만 보지 말고 편입종목까지 잘 살펴볼 것을 조언했다. 특히 국내 녹색성장펀드는 녹색 관련주가 많지 않아 일반주식형 펀드처럼 대형주 위주로 편입한 '무늬만 녹색'인 펀드도 종종 있는 만큼 녹색성장이라는 테마에 부합되는 포트폴리오를 잘 갖췄는지 살펴봐야 한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녹색성장펀드의 편입종목을 보면 일반주식형과 큰 차이가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수익률이 좋더라도 증시 상승에 따른 '착시효과'일 수도 있는 만큼 포트폴리오를 주의깊게 살펴보고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