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오는 26일 밤 11시 아동범죄 피해자들의 감춰진 삶을 다룬 '부모 품으로 돌아간 아이들의 끝나지 않은 비극'을 방송한다.

1998년 9월 3인조 복면강도가 가정집에 침입에 아이의 손가락을 잘라간 엽기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이 잔혹한 사건의 범인은 다름아닌 아이의 아버지.

IMF로 살기 어려워진 아버지가 보험금 1000만원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그런데 아버지를 용서하고 아버지와 같이 살고 싶다는 아이의 말 한마디에 엄청난 성금이 모아졌고 아이의 아버지는 정신 병력과 아이를 키울 의무가 있다는 이유로 선처를 받아 3개월 만에 풀려났다.

제작진은 이 사건의 주인공인 아이를 찾아 이야기를 들었다. 제작진에 따르면 13년 동안 정신병 치료를 받았다는 아버지의 말과 달리 아이를 치료했던 의사는 아이를 직접 진료한 것은 단 한 번 뿐, 나머지는 아버지가 와서 약만 받아갔다.

4개월 만에 집행유예로 풀려난 아버지는 아이 앞으로 들어온 성금과 후원금을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별다른 직업을 갖지 않은 아버지는 아이를 정신병자로 만들어 기초생활수급자가 되게 했다. 13년 전 아버지 말에 손가락을 내놨던 아이는 또 다시 아버지의 요구에 못 이겨 정신병자로 살아온 것.


당시 법원은 "아이가 아빠 품에서 자라는 것이 아빠를 처벌하는 것보다 훨씬 아이를 위하는 길"이라며 아이를 자신의 손가락을 자른 아버지 품으로 돌려보냈다. 하지만 아이는 아버지 품에서 절망적인 삶을 살아올 수 밖에 없었다.

제작진은 지난 1991년 서커스단에서 학대를 받아오다 탈출한 서커스 소녀 심주희 양 역시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전했다. 당시 아이를 찾은 엄마는 폭력을 휘둘렀고 아이 앞으로 나온 성금과 보상금 등을 마찬가지로 빼앗았다. 결국 폭력을 참지 못한 아이는 집을 나왔고 지금은 유흥업소를 전전하며 아무도 모르게 숨어 지내고 있었다.

제작진은 "여전히 부모에 의한 아동 학대, 성폭행 등의 범죄는 늘어나고 있고 그 아이들은 어쩔수 없이 학대하고 성폭행한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 지옥 같은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과연 부모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아이를 위한 최선의 길인지, 분리를 하는 것이 최선인지 사고 당시의 상황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면서 "부모 품으로 돌아간 피해 아동들의 모습을 통해 과연 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부수정 기자 oas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