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같이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군(軍) 내 정보기술(IT) 교육을 통해 농업국에서 IT강국으로 변신했다. 그 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 등 유수의 기업들은 다양한 기술과 지식을 군내 새로운 인력에게 전달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국가적 차원에서 군과 민간 구분 없이 개인능력에 따른 부서 배치와 사회 · 학교가 연계한 프로그램을 총체적으로 운영했다.

국방부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현역 장교들에게 선진 경영기법을 군에 접목하기 위해 민간기업 직무연수를 추진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최근 발표한 국방개혁 307계획의 국방 효율성 극대화 구현을 위한 조치다. 군 우수 장교의 국내 기업 연수를 통해 민간 경영기법을 군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인 것이다.

오늘날 정보 · 과학 기술의 발달과 사회발전에 따라 각 직무분야에 요구되는 일반 학문적 지식이 고도화되고 있다. 더불어 국방 영역에서도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가 다양해지고 그 수준도 높게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관급 장교에게 요구되는 기본 지식 또한 석 · 박사 학위 수준으로 상향되고,새로운 직무분야가 계속 등장함에 따라 지식이나 기술의 유효주기도 단축되고 있다. 따라서 이에 상응한 자질 및 능력의 함양과 새로운 직무지식 및 자격 습득을 위한 민간 위탁교육이나 기업연수 등의 필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앨빈 토플러는 민간이든 군이든 모두 지식과 부(富),전쟁 간의 새로운 혁명적 연결고리를 보다 심도 있게 이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새로운 지식을 가장 필요로 하는 조직이 바로 군대다. 군의 무대는 곧 죽음을 의미하는 전쟁터이며,군의 실패는 국가의 실패이자 국가의 존망을 좌우한다. 크고 작은 전쟁에서도 새로운 지식으로 무장돼 있으면 이기고,그렇지 못하면 지는 것을 수많은 전쟁사에서 보아왔다.

변화의 속도를 기업과 같은 100마일로 질주하려는 군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기업연수 학습 프로그램이 내실 있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이 고려돼야 할 것이다. 첫째,사회와 군의 발전추세를 고려한 연수교육 목적과 방향 등의 개념정립이 선행돼야 한다. 둘째,적정 교육수요 판단 및 관련 기관과의 유기적인 연계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셋째 연수교육 기회를 국내외로 대폭 확대하고 교육정량제를 도입해야 한다.

그동안 군에서는 우수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군 밖으로의 위탁교육과 직무연수를 실시해 왔다. 그러나 외환위기와 같은 경제 불황이나 야전형 군대육성 등의 이유로 이를 중단하거나 인원을 축소하는 우를 반복해 왔다. 이제부터라도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인재육성 프로그램으로 정착되기를 바란다.

박효선 < 청주대 교수·군사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