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등 완성차 5사는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새 협회장으로 권영수 상근부회장을 추대했다. 협회장 선임을 둘러싼 회원사들의 갈등으로 공무원 출신의 부회장이 어부지리를 얻었다는 게 업계의 중평이다.

지금까지는 현대차와 한국GM,기아차의 대표이사들이 2년씩 돌아가며 비상근 협회장을 맡아왔다. 관례에 따르면 올해는 한국GM의 차례지만 '외국인은 협회장을 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추대 작업이 두 달째 표류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일부 회원사에서 협회 규정을 들어 미국 GM의 한국지사인 한국GM의 CEO(최고경영자)가 국내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것은 문제 있다는 목소리를 냈다"며 "외국인 배제 규정이 타당한지를 놓고 회원사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치열했다"고 설명했다.

회원사들은 장고 끝에 비상근직이었던 협회장을 상근직으로 바꾸고 5개 완성차 업체의 대표 임원들은 국적에 관계없이 비상근 부회장단으로 참여키로 합의했다. 외국인 협회장에 대한 이견을 봉합하기 위해 회원사들이 회장 자리를 포기한 셈이다. 협회 측은 "빠른 의사결정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보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협회를 운영하기 위해 협회장을 상근직으로 전환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자동차공업협회는 그동안 지식경제부 출신 국장급 인사에게 3년 임기의 상근부회장직을 맡겨왔지만,이번 합의로 지경부 출신 인사의 위상이 회장으로 높아지게 됐다. 신임 권 회장은 국무총리국무조정실 산업심의관과 지식경제부 지역경제정책관,기술표준원 표준기술기반국장 등을 거쳤으며 지난해 상근부회장에 선임됐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