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리비아 사태, 섣부른 대응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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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쟁탈전…장기화 가능성 커
對중동전략 '실리'로 접근하길
對중동전략 '실리'로 접근하길
다국적 연합군이 지난 19일 리비아를 첫 공습한 이후 전투태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무아마르 카다피의 지지기반을 붕괴시킴으로써 퇴로를 사전에 봉쇄하겠다는 전략이 깔려있다.
유엔안보리에서 공습의 적정성에 대해 비공개 회의를 했지만,특별한 해법이 있을 수 없다. 뚜렷한 명분없이 대응했기 때문에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다. 미국은 전면에서 후퇴하고,우여곡절 끝에 이르면 이번 주말에 작전권을 나토에 넘기게 된다.
독일은 리비아의 제1 무역거래국이자 전통적으로 우호관계를 지속해 왔기 때문에 서방의 개입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러시아는 손익이 별로 없고,중국은 리비아와의 거래뿐만 아니라 지난 10년동안 추진해 온 아프리카의 경제식민지화 정책에 영향을 줄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로 움직이고 미국이 배후 조종할 가능성이 크다. 영국과 프랑스에게는 미개발 석유자원을 목표로 과거 식민지 시대의 기득권을 행사할 최고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영국과 프랑스는 과거 이라크전을 통해 리비아에서의 유전 지분이 축소된 경험이 있어 이를 만회할 계기로 삼으려 할 것이다.
미국 역시 같은 선상에 있다. 미국의 관심은 걸프지역이다. 리비아는 상징성이 크지만 걸프지역은 매우 현실적이고,미 5함대가 주둔하고 있으며,이란과 사우디 등 아라비아 반도 전체의 안위가 걸려 있어서 미국 패권 유지에 중대한 곳이다. 미국이 리비아에서의 작전권을 나토에 넘기려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미국은 다국적군의 작전목표를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한정하고,작전권을 영국과 프랑스에 넘겨줄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미국의 역할이 축소되고 보조적인 역할로 바뀔 것이다. 지상군 파견은 미국을 수렁에 빠뜨리게 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부담으로 인해 더 이상 전선을 확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영국과 프랑스는 비행금지구역이라는 상징적인 목표를 최대한 활용하고,필요에 따라서 독자적인 지상군 파견을 수행할 가능성도 있다.
다국적군의 집중 공습 이후 리비아 정부군 주력부대가 시민군 거점인 벵가지로부터 철수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를 주력으로 하는 다국적군은 군사작전의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해갈 것이다. 카다피가 전선을 소강상태로 이끌고,영국과 프랑스가 지상군 투입 대신 반정부군에게 무기 공급을 지속한다면 최악에는 리비아가 양분되면서 휴전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과정을 걷는다면 리비아는 제2의 이라크처럼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리비아 석유 산업의 미래는 부정적이다. 리비아 사태 향방에 따라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 가까이 리비아의 석유 수출이 중단될 수도 있다. 기존의 국제 석유기업들이 리비아 사업을 재개할 수 있을지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나 기업의 대(對)중동 전략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은 그동안 중동지역 건설에 적극 참여한 데 힘입은 바가 크다. 그 중에 절반 정도는 리비아에서 올린 것이다.
리비아 사태의 장기화가 예상됨에 따라 카다피 세력과 반정부 세력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실리적 접근이 필요하다. 일부 우리 기업이 위험 상황에서도 철수하지 않고 남아있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과거에도 우리 기업은 목숨을 걸고 위험지역을 지켜왔다. 그것이 곧 국부(國富)로 연결됐다. 그런 마당에 혹여 한국 정부의 고위층이 무책임하게 어느 한 편을 지지한 대가로 우리 기업들이 리비아 석유개발 및 복구사업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김중관 < 동국대 교수·중동학 >
유엔안보리에서 공습의 적정성에 대해 비공개 회의를 했지만,특별한 해법이 있을 수 없다. 뚜렷한 명분없이 대응했기 때문에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다. 미국은 전면에서 후퇴하고,우여곡절 끝에 이르면 이번 주말에 작전권을 나토에 넘기게 된다.
독일은 리비아의 제1 무역거래국이자 전통적으로 우호관계를 지속해 왔기 때문에 서방의 개입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러시아는 손익이 별로 없고,중국은 리비아와의 거래뿐만 아니라 지난 10년동안 추진해 온 아프리카의 경제식민지화 정책에 영향을 줄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로 움직이고 미국이 배후 조종할 가능성이 크다. 영국과 프랑스에게는 미개발 석유자원을 목표로 과거 식민지 시대의 기득권을 행사할 최고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영국과 프랑스는 과거 이라크전을 통해 리비아에서의 유전 지분이 축소된 경험이 있어 이를 만회할 계기로 삼으려 할 것이다.
미국 역시 같은 선상에 있다. 미국의 관심은 걸프지역이다. 리비아는 상징성이 크지만 걸프지역은 매우 현실적이고,미 5함대가 주둔하고 있으며,이란과 사우디 등 아라비아 반도 전체의 안위가 걸려 있어서 미국 패권 유지에 중대한 곳이다. 미국이 리비아에서의 작전권을 나토에 넘기려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미국은 다국적군의 작전목표를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한정하고,작전권을 영국과 프랑스에 넘겨줄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미국의 역할이 축소되고 보조적인 역할로 바뀔 것이다. 지상군 파견은 미국을 수렁에 빠뜨리게 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부담으로 인해 더 이상 전선을 확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영국과 프랑스는 비행금지구역이라는 상징적인 목표를 최대한 활용하고,필요에 따라서 독자적인 지상군 파견을 수행할 가능성도 있다.
다국적군의 집중 공습 이후 리비아 정부군 주력부대가 시민군 거점인 벵가지로부터 철수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를 주력으로 하는 다국적군은 군사작전의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해갈 것이다. 카다피가 전선을 소강상태로 이끌고,영국과 프랑스가 지상군 투입 대신 반정부군에게 무기 공급을 지속한다면 최악에는 리비아가 양분되면서 휴전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과정을 걷는다면 리비아는 제2의 이라크처럼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리비아 석유 산업의 미래는 부정적이다. 리비아 사태 향방에 따라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 가까이 리비아의 석유 수출이 중단될 수도 있다. 기존의 국제 석유기업들이 리비아 사업을 재개할 수 있을지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나 기업의 대(對)중동 전략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은 그동안 중동지역 건설에 적극 참여한 데 힘입은 바가 크다. 그 중에 절반 정도는 리비아에서 올린 것이다.
리비아 사태의 장기화가 예상됨에 따라 카다피 세력과 반정부 세력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실리적 접근이 필요하다. 일부 우리 기업이 위험 상황에서도 철수하지 않고 남아있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과거에도 우리 기업은 목숨을 걸고 위험지역을 지켜왔다. 그것이 곧 국부(國富)로 연결됐다. 그런 마당에 혹여 한국 정부의 고위층이 무책임하게 어느 한 편을 지지한 대가로 우리 기업들이 리비아 석유개발 및 복구사업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김중관 < 동국대 교수·중동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