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만기 40년짜리 초장기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국내서 발행된 공사채 중 만기가 가장 길다.

LH는 지난 24일 만기 40년짜리 채권 1000억원을 표면금리 연 5.36%에 발행했다고 25일 밝혔다. 6개월 이표채로 만기일은 2051년 3월24일이다.

LH는 작년에도 3200억원의 30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토지 개발 프로젝트의 성격상 안정적으로 장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초장기 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채와 자산 간 만기를 일치시켜 재무구조를 안정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

채권 매수자는 주로 보험사들로 알려졌다. 김일구 대우증권 채권분석부장은 "내달 위험기준자기자본제도(RBC)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부채와 자산 간 듀레이션(만기 구조)을 맞춰야 하는 보험사 사이에 장기채 수요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험사들이 보유한 부채의 듀레이션은 평균 8년 이상이어서 10년 이상 장기물 수요가 크지만 유통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물량이 부족해 LH 채권이 인기"라고 말했다.

특히 손실보전 대상 사업 확대 등을 핵심으로 하는 LH법 개정안 통과로 투자안정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향후 LH 채권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위험가중치가 현행 20%에서 0%로 낮아질 경우 사실상 국채와 같은 무위험 자산으로 분류할 수 있게 돼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동준 동부증권 채권팀장은 "수요자들의 요구에 따라 채권을 발행할 경우 발행금리를 낮출 수 있어 LH 입장에서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LH는 올 사업비 30조7000억원 중 17조원을 채권시장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3일에 이어 이날 2차 투자자 설명회를 열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