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골퍼들이 남성 골퍼들에 비해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거리다. 프로골퍼는 거리 면에서 여자가 남자보다 20% 뒤지며,아마추어 골퍼는 여자가 남자에 비해 30%가량 뒤떨어진다고 한다. 신체적 구조,근육량 차이에 따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평균치보다 거리가 덜 나가는 여성 골퍼들은 스윙이나 접근 방식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해볼 만하다. 여성 골퍼들이 거리를 더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립은 애인 손잡듯 부드럽게

커리어 그랜드 슬래머인 게리 플레이어(76 · 남아공)는 여성들이 거리를 내기 위한 조건으로 네 가지를 꼽는다. 첫째 백스윙을 작게 하고 폴로 스루와 피니시를 길게 하는 것이다. 여성들은 유연성이 좋기 때문에 백스윙 톱에서 샤프트가 지면과 평행 단계를 지나치기 일쑤다.

그러다 보니 막상 힘을 써야 할 임팩트존에서는 헤드스피드가 떨어진다는 것.백스윙은 샤프트가 지면과 평행을 이루기 전에 끝내고 폴로 스루를 완전하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클럽을 너무 꽉 쥐지 말라는 것이다. 그립에 힘을 주면 손목이 꺾이지 않아 백스윙이 제약된다. 임팩트와 폴로 스루 때도 손목 힘을 살릴 수 없다.

플레이어는 "그립은 애인 손을 잡듯이 부드럽게 쥐라"고 권장한다. 셋째 베이스볼 그립(해머 그립)을 하라는 것이다. 이는 열손가락 전체로 그립을 쥐는 방식이다. 이 그립은 클럽을 강하게 뿌릴 수 있어 헤드스피드를 높인다. 마지막으로 다운스윙 때 왼발 뒤꿈치를 지면에 붙이라는 것이다. 다운스윙 때 왼발이 땅에 닿아야 스윙을 리드할 수 있고,지렛대 효과로 파워를 낼 수 있다.

한국과 미국에서 프로골퍼로 활동한 여민선 씨는 "여성들은 피니시를 완벽하게 해주는 것이 장타를 내는 길"이라고 말한다. 피니시가 완벽하면 임팩트와 폴로 스루 때 체중 이동이 원활하고,스윙 밸런스가 맞으며,가장 큰 원심력을 이용했다는 증거이므로 볼이 멀리 나가게 된다는 설명이다.

◆손과 손목 힘을 키워라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상체의 완력이 약하다. 가슴 · 팔 · 어깨 등 상체 근력이 발달돼 있지 않다는 얘기다. 그 반면 하체는 남성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으며,몸 유연성은 남성보다 낫다.

미국 PGA 골프아카데미는 '여성을 위한 골프'라는 책에서 "여성들은 비록 상체 근력은 뒤떨어져도 스윙 때 코일이나 지렛대 이론을 잘 활용하면 남성들에 버금가는 거리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백스윙 때 어깨를 엉덩이보다 2배 이상 회전해주면 장타에 필요한 힘을 비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체 근육을 단련해 거리를 늘릴 수도 있다. 송태식 스포츠의학 전문의(골프 피트니스 인스트럭터)는 "평소 악력기나 아령 등을 이용해 손과 손목 근육을 강화해 두면 거리를 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