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죽어라 일해도 생계조차 꾸리기 힘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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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ㆍ기술 인재 10만명 키우자…갈길 잃은 정부출연연구소
기초기술관련 연구원의 비애
국립대 교수보다 연봉 적어…4년간 13개 연구소서 402명 이직
젊은 연구원 이탈 가속화…비정규직 증가…연구역량 약화
기초기술관련 연구원의 비애
국립대 교수보다 연봉 적어…4년간 13개 연구소서 402명 이직
젊은 연구원 이탈 가속화…비정규직 증가…연구역량 약화
연봉이 대학에 비해 적은 것도 연구원들의 사기를 꺾고 대학으로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 기초기술연구회 소속 13개 출연연구소 정규직 연구원의 최근 3년(2008~2010년)간 평균 연봉은 6200만원 선으로 서울대 부산대 등 주요 6개 국립대 교수들의 평균 연봉(7300만원)에 비해 1000만원 이상 적었다. 연봉 상위 5% 연구원들의 평균 연봉도 8500만원으로 연봉 상위 5% 교수들의 평균 연봉 1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천문연구원 등 5개 연구기관은 대졸 초임을 오히려 삭감한 사실도 최근 알려졌다.
출연연 간 편차도 심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 등은 기업의 수탁과제가 많아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기초연구원 생명공학연구원 등 기초 · 원천기술 분야 연구소들은 국책과제가 대부분이다 보니 연봉이 턱없이 낮다. 생명연구원의 K연구원은 "박사를 따고 나면 30대 중반인데 이걸로도 부족해 5~6년간 박사 후 연구원(포스트닥터) 신분으로 있다가 입사하는 경우가 많다"며 "40대 초반에 정식 채용되더라도 연봉이 5000만원도 안 되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ETRI의 경우는 과제 수당으로 연봉을 웃도는 성과급을 챙기는 연구원이 전체 인원의 10%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초기술 관련 연구원들은 죽어라 일해도 생계조차 꾸리기 힘들다 보니 지방대 교수로 가는 게 낫다며 이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게다가 출연연에 대한 성과연봉제 도입이 알려지면서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 직급별 호봉 · 연봉제를 폐지하고 연봉 중 성과급 비중을 20~30%까지 늘린다는 게 핵심이다. 한 출연연 노동조합 관계자는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한 기초기술을 다루는 출연연 연구원을 대상으로 성과급 체계를 적용시키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직 바람이 거세다. 2006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4년6개월 동안 기초연 소속 13개 출연연에서 402명의 연구원이 빠져나갔다. 이 중 40% 선인 164명이 대학에 새 둥지를 틀었다. 게다가 젊은층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13개 출연연의 평균 연령은 2008년 41.6세에서 2009년 42.1세,지난해 42.8세로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이해성/남윤선 기자 ihs@hankyung.com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 기초기술연구회 소속 13개 출연연구소 정규직 연구원의 최근 3년(2008~2010년)간 평균 연봉은 6200만원 선으로 서울대 부산대 등 주요 6개 국립대 교수들의 평균 연봉(7300만원)에 비해 1000만원 이상 적었다. 연봉 상위 5% 연구원들의 평균 연봉도 8500만원으로 연봉 상위 5% 교수들의 평균 연봉 1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천문연구원 등 5개 연구기관은 대졸 초임을 오히려 삭감한 사실도 최근 알려졌다.
출연연 간 편차도 심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 등은 기업의 수탁과제가 많아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기초연구원 생명공학연구원 등 기초 · 원천기술 분야 연구소들은 국책과제가 대부분이다 보니 연봉이 턱없이 낮다. 생명연구원의 K연구원은 "박사를 따고 나면 30대 중반인데 이걸로도 부족해 5~6년간 박사 후 연구원(포스트닥터) 신분으로 있다가 입사하는 경우가 많다"며 "40대 초반에 정식 채용되더라도 연봉이 5000만원도 안 되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ETRI의 경우는 과제 수당으로 연봉을 웃도는 성과급을 챙기는 연구원이 전체 인원의 10%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초기술 관련 연구원들은 죽어라 일해도 생계조차 꾸리기 힘들다 보니 지방대 교수로 가는 게 낫다며 이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게다가 출연연에 대한 성과연봉제 도입이 알려지면서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 직급별 호봉 · 연봉제를 폐지하고 연봉 중 성과급 비중을 20~30%까지 늘린다는 게 핵심이다. 한 출연연 노동조합 관계자는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한 기초기술을 다루는 출연연 연구원을 대상으로 성과급 체계를 적용시키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직 바람이 거세다. 2006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4년6개월 동안 기초연 소속 13개 출연연에서 402명의 연구원이 빠져나갔다. 이 중 40% 선인 164명이 대학에 새 둥지를 틀었다. 게다가 젊은층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13개 출연연의 평균 연령은 2008년 41.6세에서 2009년 42.1세,지난해 42.8세로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이해성/남윤선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