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이 대학에 비해 적은 것도 연구원들의 사기를 꺾고 대학으로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 기초기술연구회 소속 13개 출연연구소 정규직 연구원의 최근 3년(2008~2010년)간 평균 연봉은 6200만원 선으로 서울대 부산대 등 주요 6개 국립대 교수들의 평균 연봉(7300만원)에 비해 1000만원 이상 적었다. 연봉 상위 5% 연구원들의 평균 연봉도 8500만원으로 연봉 상위 5% 교수들의 평균 연봉 1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천문연구원 등 5개 연구기관은 대졸 초임을 오히려 삭감한 사실도 최근 알려졌다.

출연연 간 편차도 심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 등은 기업의 수탁과제가 많아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기초연구원 생명공학연구원 등 기초 · 원천기술 분야 연구소들은 국책과제가 대부분이다 보니 연봉이 턱없이 낮다. 생명연구원의 K연구원은 "박사를 따고 나면 30대 중반인데 이걸로도 부족해 5~6년간 박사 후 연구원(포스트닥터) 신분으로 있다가 입사하는 경우가 많다"며 "40대 초반에 정식 채용되더라도 연봉이 5000만원도 안 되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ETRI의 경우는 과제 수당으로 연봉을 웃도는 성과급을 챙기는 연구원이 전체 인원의 10%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초기술 관련 연구원들은 죽어라 일해도 생계조차 꾸리기 힘들다 보니 지방대 교수로 가는 게 낫다며 이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게다가 출연연에 대한 성과연봉제 도입이 알려지면서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 직급별 호봉 · 연봉제를 폐지하고 연봉 중 성과급 비중을 20~30%까지 늘린다는 게 핵심이다. 한 출연연 노동조합 관계자는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한 기초기술을 다루는 출연연 연구원을 대상으로 성과급 체계를 적용시키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직 바람이 거세다. 2006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4년6개월 동안 기초연 소속 13개 출연연에서 402명의 연구원이 빠져나갔다. 이 중 40% 선인 164명이 대학에 새 둥지를 틀었다. 게다가 젊은층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13개 출연연의 평균 연령은 2008년 41.6세에서 2009년 42.1세,지난해 42.8세로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이해성/남윤선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