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3월 임시국회에서 78건의 정부 법안을 처리했다. 한동안 정쟁만 일삼던 여야가 오랜만에 밥값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럼에도 544건의 정부 법안은 아직도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후 올 3월20일 현재까지 모두 1024건(알기 쉬운 법령 개정안 제외)의 정부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가운데 660건만 처리됐고 나머지 544건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처리 비율은 64%이지만 3년 기준(2월 말)으로 보면 56%에 불과하다. 이는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집권 3년간 정부 법안 국회 처리율 85%와 71%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작은 정부,효율적 정부라는 원칙에서 볼 때 정부가 법안을 많이 만드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회 처리율이 저조한 것은 행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결정 시도가 많았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