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D TV 기술 논쟁과 관련,LG디스플레이 직원들을 비하 발언한 것에 대해 '사과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LG 측이 사과 편지에도 불구하고 명예훼손 소송 등 법적 대응을 검토중인데다,'공개 비교시연'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어 양측간 기술 싸움은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7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장인 김현석 전무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문제의 발언은 삼성이 이달초 언론사 기자들을 상대로 마련한 3D TV 설명회 자리에서나왔다. 당시 김 전무는 안경을 통해 입체영상을 보여주는 삼성전자의 셔터글라스 기술방식과 디스플레이 위에 필름을 덧대 입체감을 구현하는 LG 측의 편광필름(FPR) 방식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편광필름 방식도 풀HD(초고화질)라고 말했다는데,밑에 있는 엔지니어들이 정말 '멍청한 ××들'밖에 없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해당 발언을 전해들은 LG디스플레이 측은 발끈했다.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법적대응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난 22일 이방수 LG디스플레이 경영지원 전무 명의로 삼성전자 측에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기술싸움이 감정이 담긴 법정소송으로 번질 태세가 되자 삼성전자 측은 이날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사과 서한을 전달했다. 하지만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사과'란 점을 명확히 했다. 3D TV를 구현하는 양 진영간의 기술차와 화질 문제 등을 둘러싼 싸움에선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LG디스플레이는 서신을 받기는 했으나 이 전무가 출장중이어서 아직 개봉하지 못했고,구체적인 내용도 현재로서는 알 수 없어 28일 편지 내용을 보고 대응 방침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 관계자는 "사과 서한을 받았지만 이방수 전무 개인의 일이 아닌데다 엔지니어들의 입장을 들어봐야 하는 문제"라며 "회의를 통해 법적대응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