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2차 양적완화 조기 종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것도 연방은행 총재들의 주장이다. 이들 중에는 2차 양적완화 정책결정에 찬성했던 총재까지 포함됐다. 경기 회복이 뚜렷해지고 있어 양적완화로 풀린 과잉 유동성(달러)은 심각한 인플레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해서다.

2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프랑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경제(회복) 상황이 꽤 좋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차 양적완화를 조기 종료할지 여부를 검토해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미 경제는 지난해 4분기 3.1% 성장했다. 실업률은 지난해 11월 9.8%에서 올해 2월 8.9%로 떨어졌다. 다만 일본 지진 여파,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의 정정 불안,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재정적자라는 다수의 불안요인이 여전히 남아있긴 하다. 2차 양적완화는 FRB가 추가 경기부양 차원에서 오는 6월 말까지 시중에서 6000억달러어치의 국채를 매입해 돈을 푸는 정책이다.

불러드 총재는 "너무 오래 유동성 완화조치를 유지하면 많은 인플레를 유발할 수 있다"며 "경기 부양 조치를 거둬들이기 시작할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투표권이 없지만 그는 FOMC가 2차 양적완화 조치를 결정할 때 찬성표를 던졌던 인물이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도 2차 양적완화를 조기 종료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미 경제 전반이 지난해 여름 이후 괄목할 만한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도 "우리가 더 이상 통화공급 페달을 밟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데니스 로카트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나라야나 코체르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도 FRB의 3차 양적완화를 경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RB가 AIG에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인수한 서브프라임모기지 증권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 재무부는 주택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그동안 매입했던 총 1420억달러 규모의 주택저당증권(MBS)을 단계적으로 매각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행보는 금융위기 이후 취했던 비상조치들을 거둬들이려는 채비라고 WSJ는 해석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