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은 21세기 과학기술을 관통하는 단어입니다. 융합을 위해서는 개방과 협력이 필요하며 과학기술계 구성원 모두가 개방적인 자세로 자신의 담을 헐고 밖으로 나와야 합니다. "

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은 28일 공식 출범에 맞춰 서울 신문로 S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의례적인 형식을 깨고 '감성 프레젠테이션(PT)'을 선보여 큰 반향을 일으켰다.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의 기적적 발전은 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과학기술이었다"며 "과학기술은 밝은 미래를 위한 알파이며 오메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세시대 노동에 지친 한 여인의 그림과 헐벗은 소년소녀의 그림을 보여준 뒤 최근까지 총장으로 재직했던 울산대 캠퍼스의 젊은이들 모습을 오버랩시켰다. 그리고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지…우리가 이렇게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모두 과학기술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개인의 소소한 일상생활도 과학기술에 전폭적으로 의지하고 있으며 인류 전체가 맞닥뜨린 환경과 에너지 문제의 해답도 과학기술에 있다"며 "과학기술은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의 기반이며 동시에 꿈이자 문화"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국과위가 새로 출범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으며 과학기술자를 대우해 이들이 자긍심을 지니는 사회만이 발전한다"며 "과학기술자들이 활기차게 자기 일에 전념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과학기술에 기반한 개방적 혁신을 주문했다. 그는 "기초과학 육성은 국격을 높이고 개방과 협력은 번영을 가져온다"고 전제했다. 이어 "세계와 경쟁하는 과학기술 연구에서 각 부처 간 폐쇄적 경쟁은 참으로 의미없는 일"이라며 "정부 대학 기업 연구소 모두가 개방과 협력을 절대적인 지향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를 위한, 국가적 아젠다를 해결할 수 있는 과학기술 연구 · 개발(R&D)을 기획할 것이며 연구 주체들의 개방과 협력을 선도하고 이를 통해 성과를 극대화하겠다"고 자신했다. 또 "지방 과학기술을 육성해 지역 간 격차를 줄이고 해외 동포 과학기술자들과 협력해 국제 간 연구 협력을 증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과학기술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과위가) 제대로 일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미흡하며 연구성과평가관리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은 부분도 아쉽다"며 "처음부터 모든 부분이 흡족할 수는 없으니 앞으로 계속 (관계기관과)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PT를 마무리하면서 가수 존 레논의 노래 '이매진(imagine)'을 삽입한 풍경을 선보였다. 그는 "과학기술로 만들 밝은 미래를 다함께 상상해보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