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사설] 하루 10건씩 법안 쏟아내는 국회가 걱정된다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법률이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 국회의원과 정부가 앞다퉈 법률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최근에는 어떤 법이 만들어졌는지조차 알기 힘들 정도다. 18대 국회 3년 동안 제출된 의원 입법안은 28일 현재 모두 9268건으로 무려 1만건에 육박한다. 지난 17대 4년 동안 국회가 발의한 6387건을 훨씬 웃도는 수치이다. 더구나 이명박 정부 출범 후에는 정부 입법만도 1393건에 달한다. 의원 입법과 정부 입법을 모두 합치면 무려 1만661건에 달한다. 단순 계산으로 3년간 하루에 10건이 넘는 법안이 발의되고 있는 셈이다.

    입법 활동은 국회의원과 정부의 정당한 권리이자 당연한 책무이다. 민의를 적절하게 수용하고 정책을 보완하거나 새 정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사안들은 법률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슨 법이 만들어지는지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날치기 통과나 무더기 통과되는 법률을 우리는 결코 진정한 법이라고 할 수 없다.

    법률이라는 것은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거나,행동을 규제하거나,누군가에게는 특혜를 주는 등의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런 법률이 사회적 감시나 통제 없이 한건주의식으로 발의되고 통과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의원들이 입법 실적을 내기 위해 법안 내용의 한 문장만을 수정하는 이른바 '실적발의''거품발의'도 법안을 양적으로만 늘리는데 한몫한다. 이러다 보니 국민들은 무엇을 지켜야 하고 무엇을 하면 안되는지 알아채기조차 쉽지않다. 여기에 재판 과정에서의 전관예우 문제 등이 겹치면 법치주의는 심각한 실종 상태에 이른다.

    국회의원 자신들도 마찬가지다. 예산법안을 포함한 중요 법안들은 의사당 폭력이 난무하는 가운데 연말에 무더기로 국회를 통과한다. 법안이 확정된 이후 몇 년이 지나서야 그런 법률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 정도다. 한국인은 유독 법치 의식이 낮다는 지적을 받는다. 판사 출신인 한 국회의원은 "법률이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줄 미처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ADVERTISEMENT

    1. 1

      [시론] 시대 변화 반영해야 할 유류분 제도

      내가 죽으면 재산을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홀로 남아 가족을 돌봐야 하는 배우자 앞으로 전 재산을 남기고 싶은 사람도 있겠고, 눈에 밟히는 자식에게 더 많은 재산을 물려주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재산을 가족에게 상속하기보다 좋은 일에 기부하거나 재단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다. 이처럼 개인의 재산권을 보장해 준다는 건, 살아 있을 때뿐만 아니라 죽은 다음에도 자기 재산을 어떻게 처분할지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여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 민법은 상속인이 될 사람을 정하고 있는데, 피상속인이 죽기 전에 증여하거나 재산 처분에 관한 유언을 남겼더라도 상속인에게는 최소한의 몫을 보장해 준다. 이것을 유류분(遺留分)이라고 한다. 이런 유류분 제도는 유족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상속재산 형성에 기여한 유족의 상속재산에 대한 기대를 보장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다고 설명된다.그런데 실상 우리 민법에 유류분 제도가 도입된 것은 여권(女權)신장의 일환이었다. 민법 제정 당시에는 유류분 규정이 없었고, 이는 1977년 민법 개정 시 신설됐다. 피상속인이 아들에게만 유산을 상속하더라도, 딸들에게 적어도 일정한 몫이 돌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였다.이후 시간이 흐르고 사회상이 변화하면서 유언의 자유를 제한하는 유류분 제도가 정당한지 여러 차례 의문이 제기됐다. 특히 헌법재판소는 2024년 4월 유류분 제도의 위헌 여부를 자세히 검토한 바 있다.우선 피상속인의 형제자매에게도 유류분을 인정하는 것은 타당한가? 핵가족 제도가 보편화한 현대 사회에서 형제자매가 상속재산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는 경우는 별

    2. 2

      [천자칼럼] K 짝퉁

      조선 후기 실학자인 박지원의 기행문 ‘열하일기’에는 “청나라에도 청심환이 많지만, 가짜가 수두룩하다. 조선인이 들고 온 청심환만 믿을 수 있다”는 구절이 나온다. 수백 년 전 중국에도 지금 못지않게 ‘짝퉁’이 많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중국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조품 천국이다. 저비용 대량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갖췄고, 정부 단속도 느슨하다. 소비자도 짝퉁을 나쁘게만 보지 않는다. 모조품을 뜻하는 중국어 ‘산자이(山寨)’는 고전 소설 ‘수호전’에 등장하는 양산박 산채에서 유래했다. 해외 기업에 브랜드 사용료를 주지 않으면서 중국인에게 보탬이 되는 물건을 만드는 이들을 수호전 속 의적에 빗댄 것이다.중국이 베끼는 것은 물건만이 아니다. 한국에서 인기를 얻은 아이돌이 중국판으로 재탄생하는 일이 20년째 반복되고 있다. 소녀시대의 의상·안무·콘셉트를 따라 한 ‘아이돌 걸스’, 빅뱅을 노골적으로 베낀 ‘오케이 뱅’ 등이 대표적이다. TV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Mnet ‘프로듀스 101’, tvN ‘삼시세끼’ 등을 모방한 현지 프로그램이 다수 방영됐다. 그나마 최근 상표법이 강화되면서 노골적인 모조품 단속이 일부 이뤄지고 있다. CJ제일제당 삼양식품 대상 오뚜기 등은 유사품을 판매한 중국 업체를 상대로 7건의 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는데 그중 5건에서 승소했다.문제는 콘셉트만 가져오는 모호한 표절이다. 최근 중국 후난성 창사시에 한국 화장품 편집매장 올리브영을 모방한 ‘온리영(ONLY YOUNG)’이 등장했다. 매장 명칭뿐 아니라 로고 디자인, 대표 색상, 상품 진열 방식 등도 국내 올리

    3. 3

      [사설] GDP 대비 통화량 美의 두 배, 이러니 환율·집값 널뛰는 것

      국내총생산(명목 GDP) 대비 통화량(M2)이 153.8%(2025년 3분기 기준)로 여타 선진국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양적완화가 잦은 미국(71.4%)이나 유로지역(108.5%)을 압도하는 높은 수준이다. 경제 규모에 비해 유통되는 시중 통화가 많다는 의미다.20여 년 전 세계 최초로 ‘제로 금리’를 도입하며 돈풀기로 내달린 일본(243.3%)의 ‘M2 비율’이 한국보다 높긴 하다. 하지만 엔화는 기축통화라는 점에서 단순비교는 무리다. 한국이 유일하게 M2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걱정을 더한다. 지난해(1~3분기) 한국의 M2 비중은 2.2%포인트 오른 반면 일본(-5.7%포인트) 유로존(-2.0%포인트) 미국(-0.4%포인트) 등은 일제히 하락했다. 외환당국이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개입해도 유독 원화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것과 맞아떨어지는 정황이다. 32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로 월 100억달러 안팎의 달러가 대량 유입되는데도 원·달러 환율은 재차 1500원을 향하는 중이다.M2 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0%를 넘어선 뒤 가파르게 높아져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150%마저 돌파했다. 잠재성장률이 추락하고 예상밖 사건이 터지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겠지만 너무 느슨한 관리 정황도 명백하다. 최근 3년간 한국의 M2 비율은 3.9%포인트 급등해 일본(-21.0%포인트) 유로존(-9.4%포인트) 미국(-7.9%포인트)의 급감과 분명히 대비된다. 통화량 증가는 서울 중심의 집값 급등 배경으로도 볼 수 있다.한국은행은 원화 약세를 서학개미와 국민연금 탓으로 설명하지만 원인과 결과의 혼동이다. 통화량 증발에 따른 원화 약세와 그로 인한 성장률 부진이 먼저이고 해외 투자는 그에 따른 대응 차원이다. 최근 M2 증가율이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