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전 세계 증시에서도 '글로벌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했다.

28일 대신증권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상하이와 선전을 합친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지난 25일 3조9564억달러로 일본(3조8303억달러)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섰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대지진 여파로 이달 들어 10.24% 급락한 반면 상하이종합지수는 양회(兩會: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 전국인민대표대회) 기대감으로 2.50% 오른 때문이다.

시가총액 1위는 여전히 미국으로 16조2527억달러에 달했으며 한국은 1조1058억달러로 13위에 랭크됐다. 이에 따라 세계 증시에서 중국 증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7.38%로 일본(7.15%)을 앞서게 됐다.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2006년 말만 해도 일본 증시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이후 가파르게 추격, 중국 증시 버블이 한창이던 2008년 1월 잠시 일본을 앞섰다가 다시 2위 자리를 내줬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2007년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은 2007년 고점의 86%에 이른다"며 "자본시장 발전으로 비유통주의 대량 해제에다 기업공개(IPO)가 잇따른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이 일본을 추월한 것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을 추월한 데 이은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GDP는 2006년 2조7169억달러로 세계 4위에 머물렀으나 2007년부터 3위로 올라선 뒤 작년 6조300억달러로 일본(5조8816억달러)을 제쳤다. 오 연구위원은 "앞으로 중국과 일본의 GDP 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시가총액 격차도 더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원기 PCA자산운용 사장은 "1980년대 말 시가총액 세계 1위에 오른 일본 증시가 1990년대 접어들어 미국에 1위를 내준 데 이어 중국에도 밀리는 상황"이라며 "시가총액이 세계 경제의 패권 추이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정부의 긴축 기조만 완화되면 상하이증시의 새로운 상승 추세가 시작되면서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