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는 기업은 35곳에 달하고, 대주주와 소액 투자자들의 전체 피해액은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중 2010회계연도에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기업은 코스피(유가증권)시장 7개사, 코스닥시장 25개사 등 총 32곳에 달한다. 여기에 경영진의 횡령ㆍ배임 혐의 등으로 상장폐지 실질심사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코스닥 기업 3곳을 합하면 35개사가 증시 퇴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작년 한해 코스피 10개사, 코스닥 36개사 등 총 46개사가 퇴출된 것과 견주면 다소 적지만, 사업보고세 제출 시한이 이달 말로 아직 남은 만큼 작년보다 더 많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감사의견 거절만 29개社

코스피 기업 중에선 봉신 셀런 성지건설이 자본잠식 탓에, 아티스 오라바이오틱스 이케이에너지 티엘씨레저 등이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코스닥 기업은 감사의견을 제대로 받지 못 한 곳만 25개사에 달한다. 세븐코스프 제일창투 넥서스투자 트루아워 맥스브로 유니텍전자 지앤알 유젠아이씨티 한와이어리스 엔빅스 씨모텍 에코솔류션 중앙디자인 스톰이앤에프 지노시스템 포휴먼 등은 감사범위 제한으로 의견거절을, BRN사이언스 세븐코스프 스톰이앤에프 중앙디자인 맥스브로 유지텍전자 지앤알 한와이어리스 에코솔루션 등은 계속기업존속능력 불확실성으로 인한 의견거절을 받았다.

자본잠식으로 퇴출 사유가 발생한 코스닥 기업도 피엘에이 등 6곳에 달했고 대규모 적자가 몇 해째 발생한 기업은 엠앤에프씨 등 2곳이었다.

감사보고서 자체를 아예 내지 못한 기업도 디패션 나이스메탈 토자이홀딩스 금성테크 알티전자 엠엔에프씨 등 6곳에 이르렀다.

또한 헤파호프는 상장폐지 요건 회피를 이유로, 인선이엔티와 에듀패스는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ㆍ배임 혐의 발생 이유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거래소가 심사 중이다.

◆퇴출 유력한 기업 시총 6천억 달해

올해는 상장폐지 사유 발생으로 거래가 정지된 이후에도 시가총액이 100억원을 넘는 비교적 덩치가 큰 종목이 많다. 통상 상폐 직전까지 가면 시가총액이 100억원을 한참 밑돌기 마련이다.

감사의견 거절 이후 대표이사가 자살해 충격을 준 씨모텍은 시가총액이 현재 약 534억원에 달한다. 티엘씨레저(353억원) 피엘에이(325억원) 셀런(317억원) 등도 시총이 300억원을 넘는다.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는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하면 코스피 종목이 943억원, 코스닥 종목이 4988억원 등 총 5932억원이다.

만약 이들 기업 모두가 상장폐지 확정 이후 정리매매에 들어간다면 회수율을 50%로 가정할 때 단순 계산으로 약 3000억원이 피해액으로 추산된다. 이는 대주주와 소액주주 구분 없이 손실을 본다고 가정한 금액이다.

한경닷컴 안재광/정인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