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뜻하지 않은 소식에 놀라고 아이에 미안한 마음으로 눈물짓고 계셨을 어머님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최근 자사 분유에서 세균과 이물질이 잇달아 나와 곤욕을 치른 매일유업 대표가 인터넷 동영상에 출연해 사과했다.
매일유업은 최동욱 대표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와 회사 홈페이지(www.maeil.com)에 올라온 4분 4초 분량의 ‘고객님께 드리는 편지’에 출연했다고 29일 밝혔다.최 대표는 “이번 보도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두 차례 머리를 숙였다.
국내에서 식품업체 대표가 제품의 안전성 논란과 관련해 직접 영상에 출연해 공개 사과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업계는 매일유업이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그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최 대표는 영상에서 “이번 일을 경험하면서 고객 여러분을 위해 세 가지 원칙을 정했다”며 “첫째로 객관적인 제3의 기관을 통해 최대한 빨리 재검사를 의뢰하고,둘째로 조사 결과를 빠뜨림 없이 투명하게 공개하고,셋째로 이번 일을 겪으며 배우고 느낀 것을 최대한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도가 나간 뒤 11개 검사기관에 재검을 의뢰해 모두 안전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저희가 쓰고 있는 원료 공정 위생 품질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고 어머님들이 더 안심할 수 있는 몇 개의 프로그램을 준비해 다시 찾아뵙겠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매일유업은 42년 동안 아이들의 건강과 성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이번 일로 그 자부심에 큰 상처를 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최 대표는 정부 검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으며 제품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또 앞으로 제품 문제가 발생하면 최대한 빨리 다른 기관에 독자적으로 검사를 의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매일유업은 ‘프리미엄 명작 플러스-2’ 분유가 지난 4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정기 검사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돼 안전성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그러나 회사 측은 “같은 날 만든 똑같은 제품을 갖고 다른 기관에 검사를 맡겼으나 아무 이상이 없었다”며 정부 검사 결과를 반박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