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V'자 반등에 나서고 있다. 휴대폰 부문 실적 회복과 3D(3차원) TV 호조를 바탕으로 한 실적 반등 기대가 매수 포인트로 작용한 덕이다.

29일 오전 11시21분 현재 LG전자는 전날보다 2.35%(2500원) 오른 10만9000원에 거래되며 닷새째 상승하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이틀을 제외하고 상승 기조를 이어간 LG전자는 전날까지 4.92% 뛰었다.

외국인들이 이 기간 이틀을 빼고 매일 '사자'에 나서 42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이날 현재까지 22만3000주를 순매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노무라, 메릴린치, C.L.S.A, HSBC 등의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우선 전체 매출의 23%가량을 차지하는 MC(휴대폰 사업부·모바일 커뮤니케이션) 부문 실적 회복에 증권가는 주목하고 있다. 옵티머스 2X, 블랙, 3D 등 중고가 스마트폰 라인업이 가시화되면서 ASP(평균판매단가)가 높아지고 수익성이 개선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노무라증권은 "LG전자의 휴대폰 사업부문이 반등 신호를 보이고 있다"며 "옵티머스블랙과 중저가 모델들, 경쟁적인 스마트폰 라인업 출시에 따른 휴대폰 사업 부문의 빠른 회복이 LG전자 주가의 주안점(key)"이라고 밝혔다.

김운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도 "1분기 핸드폰 사업부의 적자 규모는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LG전자의 1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3.9% 감소한 14조919억원을 기록하겠지만 영업이익은 1352억원을 거둬 적자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TV 부문도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HSBC증권은 "TV부문의 수익성 개선으로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이라며 "LG전자의 편광필름방식(FPR) 3D TV가 지난 2월 출시 이후 판매 호조세를 보이고 있고, 전세계 3D TV 시장에서 기술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9년 삼성전자가 LED(발광다이오드) TV 시장을 선점했을 당시 누린 높은 성장률과 수익성에 비춰 LG전자도 올해 FPR 3D TV를 통해 예상보다 높은 TV부문 실적을 거둘 수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실적과 주가의 추가적인 상승 기조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김운호 애널리스트는 "핸드폰 영업이익률이 2분기에는 BEP(손익분기점) 이상으로 호전될 것"이라며 "휴대폰 사업부 호전과 AE(에어컨 및 에너지솔루션)사업부 성수기 진입에 힘입어 2분기 영업이익은 3068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HSBC증권은 "일본 지진으로 인한 부품조달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최근 들어 주가가 조정을 받았지만 다변화된 부품 공급처를 고려하면 이는 과도한 수준"이라며 "펀더멘털과 실적개선 추세는 2분기부터 가속화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