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기름값 TF의 '용두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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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기름값 인하 방안을 찾기 위해 지난 1월 대학교수 등 각계 전문가와 함께 꾸린 석유가격 태스크포스(TF)가 아무런 성과 없이 막을 내리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관심을 모았던 유류세 인하 문제는 TF 내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TF를 주도한 지식경제부는 그동안 "기름값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류세 인하 없이는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기름값 인하 방안을 내놓기 어렵다"고 지적했지만 기획재정부 등의 반대로 논의 자체가 무산됐다.
TF가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던 기름값의 비대칭성 문제는 "딱히 비대칭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쪽으로 결론이 굳어졌다. 비대칭성은 국제 유가가 오를 땐 기름값이 빨리 오르는 반면,유가가 내릴 땐 기름값이 늦게 내린다는 의혹으로 정부가 정유사를 압박하는 핵심 논리였다. 그러나 TF 내에선 "분석 기간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대칭적일 때도 있고 비대칭적일 때도 있어 딱히 뭐라고 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유사가 국제 휘발유 · 경유 가격에 맞춰 기름값을 정하는 방식도 "별 문제가 없다"는 게 TF 내 다수 의견이다. "원가에 적정마진을 더해 기름값을 정해야 한다"는 정부 주장은 시장 논리에 맞지 않을 뿐더러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TF 활동이 지난 12일 공식 마감됐지만 아직까지 조사 결과를 내놓지 못한 채 TF에 참여한 대학 교수들에게는 '함구령'을 내렸다. 지경부는 당초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장관이 대책 보완을 요구하는 바람에 발표 시점을 더 늦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거래소 신설,자가폴주유소(정유사 간판이 없는 주유소) 확대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결정적 한방'은 보이지 않는다. 지경부 관계자는 "어떻게든 털고가야 하는데 출구가 없다"며 답답해했다.
전문가들은 석유가격 TF가 처음부터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비대칭성 의혹이나 국내 기름값 결정 방식은 주무부처인 지경부가 이미 수년 전부터 들여다봤지만 별다른 문제점을 찾아내지 못했는데,"기름값이 묘하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상황이 달라지겠느냐는 것이다. 기름값을 낮추겠다고 장담한 정부만 체면을 구기게 생겼다.
주용석 경제부 기자 hohoboy@hankyung.com
TF가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던 기름값의 비대칭성 문제는 "딱히 비대칭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쪽으로 결론이 굳어졌다. 비대칭성은 국제 유가가 오를 땐 기름값이 빨리 오르는 반면,유가가 내릴 땐 기름값이 늦게 내린다는 의혹으로 정부가 정유사를 압박하는 핵심 논리였다. 그러나 TF 내에선 "분석 기간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대칭적일 때도 있고 비대칭적일 때도 있어 딱히 뭐라고 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유사가 국제 휘발유 · 경유 가격에 맞춰 기름값을 정하는 방식도 "별 문제가 없다"는 게 TF 내 다수 의견이다. "원가에 적정마진을 더해 기름값을 정해야 한다"는 정부 주장은 시장 논리에 맞지 않을 뿐더러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TF 활동이 지난 12일 공식 마감됐지만 아직까지 조사 결과를 내놓지 못한 채 TF에 참여한 대학 교수들에게는 '함구령'을 내렸다. 지경부는 당초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장관이 대책 보완을 요구하는 바람에 발표 시점을 더 늦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거래소 신설,자가폴주유소(정유사 간판이 없는 주유소) 확대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결정적 한방'은 보이지 않는다. 지경부 관계자는 "어떻게든 털고가야 하는데 출구가 없다"며 답답해했다.
전문가들은 석유가격 TF가 처음부터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비대칭성 의혹이나 국내 기름값 결정 방식은 주무부처인 지경부가 이미 수년 전부터 들여다봤지만 별다른 문제점을 찾아내지 못했는데,"기름값이 묘하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상황이 달라지겠느냐는 것이다. 기름값을 낮추겠다고 장담한 정부만 체면을 구기게 생겼다.
주용석 경제부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