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섬의 갑작스러운 거래정지 여파로 '차이나 디스카운트(중국 기업 주식의 저평가)'가 본격화되면서 중국 기업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기업은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차이나 디스카운트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한다며 억울해하고 있다.

김갑철 코웰이홀딩스 대표는 지난 28일 주주총회가 열린 경기 부천에서 기자와 만나 "본사가 중국에 있는 것이 프리미엄(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한국 증시에서는 디스카운트(주가 할인)를 받아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주력 생산품인 카메라 모듈 판매 증가로 매출이 117.9%,영업이익은 168.9% 각각 증가했다. 하지만 중국고섬 사태 여파로 주가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코웰이홀딩스는 곽정환 회장이 2006년 중국에서 창업했다. 2009년까지 주요 거래처가 LG전자 등 국내 기업이었다. 지금도 한국인 40여명이 중국 현지에서 핵심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웬만한 대기업보다 현지 한국인 인력이 많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코웰이홀딩스의 주가는 중국고섬의 회계 문제가 불거진 24일 이후 3.05%(105원) 하락해 3330원에 그치고 있다.

왕겅성 중국엔진집단 대표는 상장사 대표로는 드물게 호실적을 기록하고도 이달 9일 투자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메일을 통해 "회사가 약속했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한국 투자자들에게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4%와 20.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식품포장 역시 매출이 전년(191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392억원에 달하고 영업이익도 82.7% 증가했지만 주가는 올 들어 6.16%(260원) 떨어지며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18일 골드만삭스로부터 100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는 발표도 차이나 디스카운트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