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오 특임장관이 하나부터 열까지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옹호했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다.

이 장관은 최근 정 위원장이 제시해 논란이 된 초과이익공유제와 관련해 "맞다고 본다"면서 "대기업의 이익이 많이 남으니 돈을 중소기업과 갈라먹자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용어가 그래서 그렇지 초과이익공유제 취지 자체가 나쁜 게 아니다"며 "나도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교과서에 있느니 없느니 시비 걸고 말고 할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이 '신정아 파문'과 관련된 질문에서도 "신정아 씨가 다른 사람들은 다 이니셜을 쓰고 정 전 총장만 실명을 썼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씨가 본인 감정을 기록한 글"이라며 "정 위원장이 교수나 대학의 명예를 손상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 대학 총장의 말을 믿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장관은 정 위원장과의 정치적 인연도 소개했다. 그는 "대선 전 한나라당에서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치열하게 경선할 때 내가 직접 정운찬을 접촉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명박 캠프에 영입하려고 했으나 그가 고사했다"면서 "선거에 이기면 협조할 수 있느냐고 했더니 그가 그때 가서 보자고 하는 정도에서 끝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어 "정 위원장은 우리 사회에서 경제에 식견이 있고 국립대 총장을 지냈다"며 "인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풍토가 있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접촉했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이 정 위원장을 적극 옹호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이 장관은 4 · 27 경기도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 공천과 관련해 정 위원장을 밀고 있다. 정 위원장이 당선될 경우 당권경쟁에서 친이계의 대표주자로 정 위원장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어차피 이 장관은 내년 대선 국면에서 움직여야 하는 만큼 일단 정 위원장 체제로 가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