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관심이 1분기 어닝시즌으로 향한 가운데 업종별로는 에너지업종의 실적 개선이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됐다.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정보기술(IT)업종은 '대장주인 삼성전자 실적이 얼마나 선방하느냐'가 2분기 이후 증시의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다.

◆'넘버1'은 에너지 업종,금융 소비재도 선방할 듯

증권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가장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으로 에너지가 꼽혔다. 증권사가 추정치를 발표한 339개 종목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에너지업종은 1분기 영업이익이 평균 159.1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중동 정세 불안에서 비롯된 고유가 현상이 에너지업종 실적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어 금융(35.49%) 소비재(16.84%) 통신서비스(16.10%) 업종의 영업이익 증가폭이 클 것으로 추정됐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동의 정정 불안 영향으로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게 에너지업종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또 "금융업종은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완화되고 지난해 말 정부가 발표한 자동화보험 사고율 대책으로 손해보험사 손해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게 실적 개선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IT업종은 영업이익이 8.96%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의료업종(-15.93%)을 제외하면 하락폭이 가장 크다.

이런 가운데 IT업종 내에서는 하이닉스의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관심을 모은다. 남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회계기준(IFRS)을 적용해 산출된 1분기 하이닉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6800억원과 263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IT업종은 2분기 실적에 대한 윤곽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시점을 투자 타이밍으로 잡아야 한다는 조언이 많다. 안성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IT업종은 2분기부터 영업이익이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4월에는 반도체 생산 관련 종목에 집중하고,1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이후 IT업종 내 다른 종목으로 관심 영역을 넓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3조원 영업이익 여부 초점

전문가들은 1분기 어닝시즌의 키포인트로 삼성전자를 포함한 IT주 실적이 얼마나 기대치에 부합할지를 꼽았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T 기업 이익은 한국 시장 전체의 30%가량을 차지한다"며 "지난달부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요가 기대만큼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나빠졌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IT 대장주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 이상이냐 미만이냐에 따라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본 지진 피해와 중동 불안 등 대외 요인이 기업 실적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체크 포인트로 꼽힌다. 조윤남 센터장은 "일본 지진의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들의 2분기 실적 가이드도 관심"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모든 상장사가 IFRS를 적용해 1분기 실적을 내놓는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을 평가하는 데 있어 회계기준 변경으로 연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수치만 보는 게 아니라 내용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내 우량 계열사를 둔 자동차부품 회사들은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급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종현/서정환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