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투자자들은 올해 가장 유망한 투자 대상으로 금 · 은과 같은 귀금속을 꼽았다. 한국 투자자들은 주식이 귀금속보다 높은 수익을 안겨다 줄 것으로 전망했다.


29일 프랭클린템플턴이 전 세계 투자자 1만30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투자심리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5%가 귀금속을 올해 가장 유망한 투자 대상으로 꼽았다. 주식(22%)과 부동산(21%)이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한국 투자자(1003명)들은 주식(30%)이 귀금속(27%)보다 나을 것으로 응답했다. 또한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를 반영하듯 응답자 중 16%만 부동산을 유망 투자 자산으로 답해 글로벌 평균(21%)보다 낮았다.

안종현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마케팅이사는 "한국 투자자들이 주식을 최우선적으로 꼽은 건 귀금속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데다 한국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설문조사 기간이었던 지난 1월은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주식에 대한 투자 심리가 고조된 시점이었다.

한국 투자자의 해외 시장 투자 비중은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투자자 중 23%만 현재 해외시장에 투자하고 있다고 답해 글로벌 평균(32%)에 비해 크게 낮았다. 하지만 향후 10년간 해외 투자 계획에서는 74%의 응답자가 투자계획이 있다고 답해 해외 투자를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됐다.

선진국과 신흥국에 대한 전망은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아시아 응답자의 86%,라틴아메리카의 61%가 향후 10년간 신흥국에 최고의 투자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유럽에서는 응답자의 53%,미국과 캐나다에서는 37%만 신흥국을 가장 좋은 투자기회가 예상되는 지역으로 꼽았다. 투자자들이 지리적으로 근접하고 투자여건이 비슷한 지역에 투자매력을 느끼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코스피지수가 20% 이상 오른 작년 증시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는 절반 정도인 48%가 전년에 비해 큰 변화가 없었다고 답했다. 안 이사는 "증시 상승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자신의 펀드 수익률이 오르지 않아 체감지수가 낮은 상태에 머물렀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투자자와 비교할 때 한국 투자자는 투자 기간이 단기간인 반면 기대수익률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투자자들은 투자의 성공 여부를 평가하는 기간을 평균 2.7년이라고 답해 세계 평균 3년보다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연평균 15.4%의 수익률을 기대한다고 답해 세계 평균인 11.5%보다 4%포인트 가까이 높았다. 이번 조사는 1월6~17일(미국은 1월6~7일) 미국 영국 한국 등 12개국 총 1만307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