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기업인수목적회사(SPAC)가 이달 중순 업계 최초로 합병에 성공해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가운데 두 번째 합병 작업에 '급제동'이 걸렸다.

더욱이 관련 책임자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극명해 '스팩 2호 합병'에 대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과 KTB증권이 협력해 장외기업 합병을 진행중인 교보KTB스팩이 그 장본인이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교보KTB스팩은 개장전 마스크팩 전문업체인 제닉과 합병을 결정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지난 17일 대신증권에 이어 2호 합병 결정이 이뤄진 순간이었다.

그러나 합병 대상인 제닉이 '교보KTB스팩과 합병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

김종철 제닉 CFO 상무는 "아직 최종 이사회결의를 열지 못했고,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교보KTB스팩의 공시 담당자가 정확한 내용을 전달받지 못해 일어난 실수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정공시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다시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보증권과 KTB증권은 이러한 제닉의 반응에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교보증권은 "교보KTB스팩에서 공시 등 모든 관련업무를 맡고 있어 개장전 나온 공시를 보고 알았다"라며 "현재 정확이 합병 결정이 이뤄진 것인 지 여부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KTB투자증권도 "언론 매체의 기사로만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교보KTB스팩쪽 담당자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보KTB스팩은 지난해 8월 증시에 진출(공모가 주당 4000원)한 이후 합병대상을 물색해왔다. 지난 2월부터 설립등기를 신청해 감사인을 지정하는 등 오는 4월 중 합병을 목표로 빠른 행보를 보였다.

이 스팩의 대표는 김한섭 KTB 투자증권 부회장이 맡고 있으며, 김강호 교보증권 IB본부장, 이영수 SL Investment 대표, 박정민 미래에쿼티파트너스 부사장(이상 사내이사), 원종만 토마토저축은행 상무이사, 김윤구 KT캐피탈 투자금융본부 본부장(이상 사외이사) 등이 경영자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