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KTB스팩, 합병 무산 위기…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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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증권과 KTB투자증권이 장외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손잡고 세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가 상장 이후 8개월여 만에 실제 합병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최대 위기에 빠졌다.
교보KTB스팩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합병 결정이 미숙한 업무진행 탓에 사실상 '허위공시'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스팩은 한계기업들의 무분별한 증시진출 등 기존 우회상장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내놓은 상장제도 장치 중 하나다. 그러나 '선(先)공시 후(後)합병'이라는 어이없는 실무진의 실수로 시장에 큰 혼란이 발생했다. 이에 관계사들 간 책임공방에 진흙탕 싸움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커졌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교보KTB스팩은 개장전 마스크팩 전문업체인 제닉을 흡수합병키로 결정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후 합병대상인 제닉이 "합병을 위한 이사회도 열지 않았고,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사실 여부에 시장의 시선이 몰렸다.
업무를 도맡아 오고 있는 KTB투자증권은 "자체 이사회를 열어 전날 합병결의를 취소키로 결정했다"며 "이날 합병 공시가 나온 것은 피합병대상인 제닉 측의 이사회 결의를 전제로 해 전날 교보KTB스팩의 이사회 합병결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제닉쪽 이사회가 열리지 못한 것이다.
교보KTB스팩은 이로써 업계 최초 '불성실공시법인 스팩'이란 오점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인 한국거래소는 교보KTB스팩이 합병취소를 알리는 정정공시를 내놓을 경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해 벌점 또는 제재금을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제닉의 경영진은 "회사측 이사회결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스팩쪽 공시업무를 맡고 있는 실무자가 잘못된 내용을 전달받아 공시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영진은 특히 "교보KTB스팩과 인수금액 등에 대해 어느정도 합의를 이뤄낸 것은 사실이나, 예전부터 투자해 놓은 기관투자자들의 동의를 얻는데 있어서 다소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불거지면서 당초 손을 잡고 인수합병 작업을 벌여온 교보증권과 KTB투자증권 사이에서도 마찰이 일어나고 있다.
교보증권은 "교보KTB스팩 설립 이후 KTB투자증권에서 관련 업무를 전담하기로 했다"며 "때문에 합병절차 등을 비롯해 공시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KTB쪽에서 맡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보KTB스팩의 대표이사는 김한섭 KTB투자증권 부회장이 맡고 있다. 김 대표 이외에 교보KTB스팩의 경영진은 김강호 교보증권 IB본부장, 이영수 SL Investment 대표, 박정민 미래에쿼티파트너스 부사장(이상 사내이사), 원종만 토마토저축은행 상무이사, 김윤구 KT캐피탈 투자금융본부 본부장(이상 사외이사) 등이다.
KTB투자증권은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언론 매체의 기사로만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교보KTB스팩쪽 담당자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소극 대응했다. 이후 "교보KTB스팩의 이사회가 피합병회사의 이사회결의를 전제로 합병을 결의했고, 피합병사의 이사회가 열리지 못한 것으로 확인돼 스팩의 합병결의도 취소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KTB투자증권은 이와 함께 "교보KTB스팩과 관련해 이 스팩은 KTB투자증권과 별도 법인"이라며 "논란의 주체는 '교보KTB스팩'"이라고 못박았다. 사실상 KTB투자증권은 논란의 핵심이 아니라는 '책임회피용' 발언인 셈이다.
교보KTB스팩은 지난해 8월 증시에 진출(공모가 주당 4000원)한 이후 합병대상을 물색해왔다. 또 지난 2월부터 설립등기를 신청해 감사인을 지정하는 등 4월중 합병을 목표로 빠른 행보를 보여왔다. 앞으로 별도법인을 세운 교보증권과 KTB투자증권이 마찰 없이 '불성실공시법인'이란 낙인을 찍은 채 합병 재시도를 이뤄낼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
교보KTB스팩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합병 결정이 미숙한 업무진행 탓에 사실상 '허위공시'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스팩은 한계기업들의 무분별한 증시진출 등 기존 우회상장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내놓은 상장제도 장치 중 하나다. 그러나 '선(先)공시 후(後)합병'이라는 어이없는 실무진의 실수로 시장에 큰 혼란이 발생했다. 이에 관계사들 간 책임공방에 진흙탕 싸움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커졌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교보KTB스팩은 개장전 마스크팩 전문업체인 제닉을 흡수합병키로 결정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후 합병대상인 제닉이 "합병을 위한 이사회도 열지 않았고,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사실 여부에 시장의 시선이 몰렸다.
업무를 도맡아 오고 있는 KTB투자증권은 "자체 이사회를 열어 전날 합병결의를 취소키로 결정했다"며 "이날 합병 공시가 나온 것은 피합병대상인 제닉 측의 이사회 결의를 전제로 해 전날 교보KTB스팩의 이사회 합병결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제닉쪽 이사회가 열리지 못한 것이다.
교보KTB스팩은 이로써 업계 최초 '불성실공시법인 스팩'이란 오점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인 한국거래소는 교보KTB스팩이 합병취소를 알리는 정정공시를 내놓을 경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해 벌점 또는 제재금을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제닉의 경영진은 "회사측 이사회결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스팩쪽 공시업무를 맡고 있는 실무자가 잘못된 내용을 전달받아 공시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영진은 특히 "교보KTB스팩과 인수금액 등에 대해 어느정도 합의를 이뤄낸 것은 사실이나, 예전부터 투자해 놓은 기관투자자들의 동의를 얻는데 있어서 다소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불거지면서 당초 손을 잡고 인수합병 작업을 벌여온 교보증권과 KTB투자증권 사이에서도 마찰이 일어나고 있다.
교보증권은 "교보KTB스팩 설립 이후 KTB투자증권에서 관련 업무를 전담하기로 했다"며 "때문에 합병절차 등을 비롯해 공시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KTB쪽에서 맡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보KTB스팩의 대표이사는 김한섭 KTB투자증권 부회장이 맡고 있다. 김 대표 이외에 교보KTB스팩의 경영진은 김강호 교보증권 IB본부장, 이영수 SL Investment 대표, 박정민 미래에쿼티파트너스 부사장(이상 사내이사), 원종만 토마토저축은행 상무이사, 김윤구 KT캐피탈 투자금융본부 본부장(이상 사외이사) 등이다.
KTB투자증권은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언론 매체의 기사로만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교보KTB스팩쪽 담당자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소극 대응했다. 이후 "교보KTB스팩의 이사회가 피합병회사의 이사회결의를 전제로 합병을 결의했고, 피합병사의 이사회가 열리지 못한 것으로 확인돼 스팩의 합병결의도 취소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KTB투자증권은 이와 함께 "교보KTB스팩과 관련해 이 스팩은 KTB투자증권과 별도 법인"이라며 "논란의 주체는 '교보KTB스팩'"이라고 못박았다. 사실상 KTB투자증권은 논란의 핵심이 아니라는 '책임회피용' 발언인 셈이다.
교보KTB스팩은 지난해 8월 증시에 진출(공모가 주당 4000원)한 이후 합병대상을 물색해왔다. 또 지난 2월부터 설립등기를 신청해 감사인을 지정하는 등 4월중 합병을 목표로 빠른 행보를 보여왔다. 앞으로 별도법인을 세운 교보증권과 KTB투자증권이 마찰 없이 '불성실공시법인'이란 낙인을 찍은 채 합병 재시도를 이뤄낼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