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밀레니엄포럼] "당국은 펜스 치고 룰세팅…그 안에서 놀면 官治 절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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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동 금융위원장에게 듣는다…김석동의 관치론
아니나 다를까. 관치(官治)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관치의 달인으로 불리는 위원장께 이런 질문 드려서 그런데…"라며 '관치금융'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은행업 육성이 양립 가능한지에 대해 물었다.
이 교수의 직설화법에 김석동 위원장의 얼굴은 잠시 굳어졌지만,이내 미소를 되찾고서는 관치 논란에 대한 평소 소신을 소상하게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아까 어떤 분은 저더러 '관치 인간문화재'라고도 하던데 참….사실 2003년 신용카드 부실사태 때 한국경제신문 기자가 대뜸 '그거 관치금융 아닌가요'라고 물어 '관(官)은 치(治)하기 위해 존재하는 겁니다'라고 답했다가 그런 별명이 생겼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정상적인 상황에서 당국은 펜스를 치고 룰세팅을 하는 거고,그 안에서 금융회사는 맘껏 활동하면 된다"며 "하지만 울타리를 부수고 나오는 사람이 생기면 그때부터는 관의 제재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치원 선생님과 유치원생에 빗대어 관의 역할을 설명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유치원 안에서 놀라고 했는데 나가서 진흙탕에서 뒹굴고 들어오면 선생님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 꿀밤도 주고 다시 안으로 집어넣는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애들까지 진흙을 묻히고 난리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역할은 펜스 밖에 있는 것이지 펜스 안에서는 관치가 없다.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절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펜스를 치고 운동장을 만들어 놓았는데,예를 들어 지진으로 운동장이 망가지고 펜스가 없어졌을 때 베일아웃(bail-out)하는 것은 정부의 고유한 기능"이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평화시에 시장의 주인은 플레이어지만 그게 작동하지 않을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을 두고 관치라고 하면 너무나 아쉬운 말씀"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주인인 기업은행,우리금융지주 등에 대해서는 인사권을 행사하지만 내부 경영엔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여기 이순우 우리은행장도 오시고,황영기 전 우리금융 회장도 오셨는데 나가실 때 정부가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오퍼레이션에 관여했는지 꼭 확인해 보시라"고 주문하자,황 전 회장은 "관여하지 않았습니다"라고 큰 목소리로 대답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이 교수의 직설화법에 김석동 위원장의 얼굴은 잠시 굳어졌지만,이내 미소를 되찾고서는 관치 논란에 대한 평소 소신을 소상하게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아까 어떤 분은 저더러 '관치 인간문화재'라고도 하던데 참….사실 2003년 신용카드 부실사태 때 한국경제신문 기자가 대뜸 '그거 관치금융 아닌가요'라고 물어 '관(官)은 치(治)하기 위해 존재하는 겁니다'라고 답했다가 그런 별명이 생겼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정상적인 상황에서 당국은 펜스를 치고 룰세팅을 하는 거고,그 안에서 금융회사는 맘껏 활동하면 된다"며 "하지만 울타리를 부수고 나오는 사람이 생기면 그때부터는 관의 제재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치원 선생님과 유치원생에 빗대어 관의 역할을 설명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유치원 안에서 놀라고 했는데 나가서 진흙탕에서 뒹굴고 들어오면 선생님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 꿀밤도 주고 다시 안으로 집어넣는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애들까지 진흙을 묻히고 난리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역할은 펜스 밖에 있는 것이지 펜스 안에서는 관치가 없다.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절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펜스를 치고 운동장을 만들어 놓았는데,예를 들어 지진으로 운동장이 망가지고 펜스가 없어졌을 때 베일아웃(bail-out)하는 것은 정부의 고유한 기능"이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평화시에 시장의 주인은 플레이어지만 그게 작동하지 않을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을 두고 관치라고 하면 너무나 아쉬운 말씀"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주인인 기업은행,우리금융지주 등에 대해서는 인사권을 행사하지만 내부 경영엔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여기 이순우 우리은행장도 오시고,황영기 전 우리금융 회장도 오셨는데 나가실 때 정부가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오퍼레이션에 관여했는지 꼭 확인해 보시라"고 주문하자,황 전 회장은 "관여하지 않았습니다"라고 큰 목소리로 대답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