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KTB스팩(SPAC · 기업인수목적회사)이 30일 비상장사와 합병을 공시했다 취소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피인수 대상기업의 동의를 얻지 못한 상황에서 성급하게 공시한 때문이다.

교보KTB스팩은 이날 오전 화장품 제조업체 제닉을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하며 주목을 받았다. 제닉은 TV홈쇼핑에서 '하유미 팩'으로 알려진 피부관리용 마스크팩 제조 업체로 지난해 매출 81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제닉이 즉각 합병 계획을 부인하고 나서면서 상황은 의외의 방향으로 흘러갔다. 제닉 관계자는 "주주들의 동의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KTB투자증권이 공시를 해버렸다"며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교보KTB스팩 측은 "전날 이사회를 통해 제닉과 합병을 의결해 공시한 것"이라며 "제닉 측에서 주주들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팩 측은 뒤늦게 "합병 추진의 전제가 되었던 사항들에 중대한 변동이 발생해 합병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합병에 관한 이사회 결의를 취소했다"고 공시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