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4만7000여명인 전남 장성군 고교생들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전국 최고였다. 지난해 치러진 수능시험에서 언어(116.5점) 수리가(113.9점) 수리나(125.1점) 영어(119.6점) 등 4개 영역 모두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부산 연제구와 경기 과천 · 의왕시,경남 거창군,강원 횡성군의 성적도 다른 지역보다 뛰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30일 이런 내용의 '2011학년도 수능성적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230개 시 · 군 · 구 가운데 장성군의 수능 표준점수(영역별 난이도를 감안한 점수) 평균이 가장 높았다. 장성군은 수능 1등급(상위4%)과 2등급(7%) 비율에서도 언어 · 수리나 1위,영어 · 수리가는 4위와 7위에 올랐다.

장성군의 실력은 군내 유일한 일반계 사립고인 장성고(학생수 470명)에서 나왔다. 전남의 대표적 사립명문고로 올해까지 13년 연속 졸업생을 전원 4년제 대학에 입학시켰다. 2008년 자율학교로 지정돼 전국 단위 광역모집을 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평준화된 순천 · 여수에서 우수 학생이 몰려든다.

부산 연제구와 경기 과천 · 의왕시,경남 거창군,강원 횡성군의 성적도 좋았다. 외국어고,자립형 사립고 등 전국 단위로 학생을 뽑는 특수목적고가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있다. 이들 지역에는 부산외고 · 부산과학고,과천외고,경기외고,민족사관고 등이 있다. 연제구는 언어 · 수리나에서 2위,수리가 5위,영어 3위를 기록했다. 과천시도 언어 · 수리나 3위,수리가 4위,영어 2위 등으로 최상위권이다. 의왕과 거창,횡성은 수능 1 · 2등급 학생 비율이 높다.

16개 시 · 도 가운데 모든 영역의 표준점수 평균이 높은 지역은 제주와 광주광역시였다. 제주는 작년에 이어 언어(105.3점) 수리가(106.9점) 수리나(106.1점) 영어(105.7점) 등 4개 영역에서 1위를 휩쓸었다. 교육과정평가원 측은 "제주는 학생 수가 적어 다른 지역보다 공교육이 잘 이뤄지고 있다"며 "학생들 간 실력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수능 점수 평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광주는 4개 영역 점수가 제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반면 인천은 언어(98.4점) 수리나(96.5점) 영어(96.9점) 등 3개 영역에서 최하위였다. 서울에서 표준점수 기준 전국 상위 20위 안에 든 곳은 강남구와 서초구뿐이었다.

전년에 비해 점수가 가장 많이 오른 시 · 도는 경북(언어) 충북(수리가 · 영어) 강원(수리나) 등이었다. 시 · 군 · 구별로 보면 언어는 전남 신안군,수리가는 경북 봉화군,수리나와 영어는 강원 영월군의 성적 향상도가 가장 컸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