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환경부의 이상한 침출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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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과천 정부청사 내 환경부 기자실.정례 브리핑 후 환경부는 예정에 없던 긴급 브리핑을 추가했다. 이틀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모전리 일대의 구제역 매몰지 주변 지하수가 가축 침출수로 인해 오염됐다고 한 것을 반박하기 위한 자리였다.
토양과 지하수 업무를 맡은 담당과장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사용한 기법은 간이검증법에 불과했다"며 "(해당 방법으로는) 지하수 오염원인이 침출수인지 축산폐수인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침출수가 아니라 축산폐수나 화학비료에 의한 오염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의 가축매몰지 환경관리지침에 따르면 암모니아성 질소,질산성 질소,염소이온,대장균군 등 4개 항목 중 2개 항목이 동반 상승했을 때 침출수에 의한 오염으로 본다는 것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이번 조사에 사용한 기법은 환경부의 의뢰를 받아 개발됐다. 이 기법을 개발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실무담당자는 조사 방식에 대해 "환경부의 기존 관리지침에 근거한 방식으로는 오염원이 침출수인지 축산폐수로 인한 것인지 판별할 수 없다"며 "환경부 용역을 받아 가축사체 유래물질과 총유기탄소 기준에 근거,침출수 여부를 단시간에 정확히 판별할 수 있는 새 기법을 개발해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가 스스로 용역을 의뢰한 기관의 조사를 터무니없는 결과로 만들어 버렸다는 얘기다. 그동안 침출수에 따른 매몰지 주변 지하수의 오염 가능성은 언론을 통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환경부는 그 때마다 자신들의 조사 방식을 들어 "침출수 오염은 없다"는 말을 되풀이해왔다. 검사기법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뒤늦게 지하수 오염원인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다음달 중순께 열겠다고 밝혔다. 늑장대응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운 이유다.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물질이 한국에 도달할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해 왔지만,제논 요오드 등 방사성 물질이 전국에서 검출됐다. 이런 와중에 터져 나온 침출수 오염 문제에 대해서도 국책연구기관의 조사 결과를 의미축소하기에 급급한 모습은 국민들의 불안과 불신만 키우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토양과 지하수 업무를 맡은 담당과장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사용한 기법은 간이검증법에 불과했다"며 "(해당 방법으로는) 지하수 오염원인이 침출수인지 축산폐수인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침출수가 아니라 축산폐수나 화학비료에 의한 오염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의 가축매몰지 환경관리지침에 따르면 암모니아성 질소,질산성 질소,염소이온,대장균군 등 4개 항목 중 2개 항목이 동반 상승했을 때 침출수에 의한 오염으로 본다는 것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이번 조사에 사용한 기법은 환경부의 의뢰를 받아 개발됐다. 이 기법을 개발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실무담당자는 조사 방식에 대해 "환경부의 기존 관리지침에 근거한 방식으로는 오염원이 침출수인지 축산폐수로 인한 것인지 판별할 수 없다"며 "환경부 용역을 받아 가축사체 유래물질과 총유기탄소 기준에 근거,침출수 여부를 단시간에 정확히 판별할 수 있는 새 기법을 개발해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가 스스로 용역을 의뢰한 기관의 조사를 터무니없는 결과로 만들어 버렸다는 얘기다. 그동안 침출수에 따른 매몰지 주변 지하수의 오염 가능성은 언론을 통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환경부는 그 때마다 자신들의 조사 방식을 들어 "침출수 오염은 없다"는 말을 되풀이해왔다. 검사기법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뒤늦게 지하수 오염원인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다음달 중순께 열겠다고 밝혔다. 늑장대응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운 이유다.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물질이 한국에 도달할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해 왔지만,제논 요오드 등 방사성 물질이 전국에서 검출됐다. 이런 와중에 터져 나온 침출수 오염 문제에 대해서도 국책연구기관의 조사 결과를 의미축소하기에 급급한 모습은 국민들의 불안과 불신만 키우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