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의 조직 개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개별 금융회사에 직원들을 파견해 문제를 찾아내고 조치하는 '현장 검사' 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취임하면서 "감독과 검사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데 그동안 검사 기능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며 "직원들이 현장을 싫어한다면 검사를 나갈 때 인센티브를 더 주고,조직도 그런 방향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30일 금감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권 원장은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한 조직 개편을 내달 중 단행할 예정이다. 조직 개편의 큰 틀은 10개 본부로 나뉘어 있는 조직을 3명의 부원장 직할 체제로 바꾸는 것이다. 수석부원장은 전략기획 소비자 보험 부문을 맡고,다른 2명은 은행 비은행 증권을 나눠 담당한다는 구상이 나오고 있다.

검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검사 담당 부원장보 신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를 위해 업권별로 검사 부서와 감독 부서를 분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은행 부문의 검사 · 감독이 분리돼 있지만 타 부문은 통합 운영되고 있다.

보험 증권 자산운용 카드 · 할부금융 상호금융은 검사 · 감독 부서를 분리하되 부서 수가 두 배로 늘어나지 않도록 비슷한 업무끼리 통합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수가 많고 부실 위험이 큰 저축은행은 검사 조직 확대가 거의 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이날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금융위 · 금감원 기능 조정과 관련,"앞으로 금융위는 정책 기능이 강화되고 금감원은 검사 기능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 실패를 겪지 않으려면 검사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검사 방법론도 바꿔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 후속 인사도 관심이다. 이장영 전 부원장(감독서비스총괄본부 · 은행부문) 자리에는 내부 출신인 주재성 부원장보가 유력하다.

내달 7일 임기가 만료되는 송경철 부원장(금융투자업서비스본부 · 증권부문) 자리에는 정연수 · 박원호 부원장보 등이 거론된다. 신한은행 감사로 내정된 이석근 부원장보(전략 · 경영지원본부) 후임으로는 김장호 부원장보가 자리를 옮기는 방안이 유력하다. 김 부원장보 자리에는 조영제 일반은행서비스국장과 신응호 기업금융개선국장 등이 후보로 꼽힌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