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들은 이달 들어 지난 30일까지 7.84% 급반등한 코스피지수가 다음달에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대지진, 중동 사태 등의 대외 불확실성이 한결 완화되고, 기업실적 발표 시기와 함께 시장의 관심이 실적에 집중될 것이란 관측이다.
31일 코스피지수는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 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오전 10시55분 현재 지수는 전날보다 0.80포인트(0.04%) 내린 2090.58을 기록 중이다.
대우, 신한, 현대, 하나대투 등의 증권사는 다음달 코스피지수가 최고 2150∼2300까지 뛰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수전망치 하단은 1950~2000 수준으로 제시,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을 거칠 수 있겠지만 최근 상승폭을 되돌릴 정도의 조정은 나타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은 다시 펀더멘털(내재가치)로 돌아갈 것"이라며 "중동 사태와 일본 대지진을 겪으면서 진행된 기업 이익 전망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하향 조정세는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기존 악재에 대해 내성을 키운 상황에서 이후 1∼2개월간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증시 상승이 단순히 '안도 랠리'의 성격을 넘어 전고점을 재차 넘어가는 상승국면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4월이 전통적으로 강세달이었던 만큼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KTB투자증권이 1999년부터 작년까지 12년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4월의 평균 코스피지수 수익률은 4.1%로 11월(5.1%)에 이어 연중 두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한 과거 12년간 8번에 상승해, 그 빈도도 높았다는 설명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3월 수출 실적을 통해 펀더멘털 호조에 대한 확인이 반복되는 특성이 올해도 이뤄질 전망이고, 대외악재 해소 과정이 동반돼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전통적인 강세장의 특성이 올해도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 업종과 종목을 고를 땐 실적 개선에 집중하라는 조언이다.
4월 초 삼성전자 가이던스(예상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중순께부터 본격적인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된다. 이를 통해 1분기 실적과 함께 2분기 개선에 대한 기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총괄이사는 "활발한 순환매를 통해 다수의 주력업종이 동반 상승하는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에 이익 모멘텀(상승요인)이 양호한 자동차, 화학·정유는 지속적으로 긍정적"이라며 "은행은 이익 모멘텀과 가격매력이 부각될 전망이고, IT(반도체)의 경우 이익전망치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인 가격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고,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4월부터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점 등은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일본 강진으로 인한 피해 재건의 재원 마련 방법으로 양적 완화안이 가장 유력시되고 있어 엔화가 추가적인 약세 기조를 나타낼 수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머니게임이 가미된 안도랠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아직 불투명하다"면서 "국내 주식형 수익증권 증가 현상이 뚜렷하지만 조정을 틈탄 저가매수 성격이 강해 추세적인 유동성 개선 기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4월 코스피지수 전망치 구간을 1980∼2120으로 제시, 지난 1월19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2115.69·종가기준) 이후 추가 상승 여력이 높지 않은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