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리비아 시민군 지원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비밀 명령에 서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이 행정명령은 주로 미 중앙정보국(CIA)이 비밀 작전을 수행하도록 인가할 때 활용된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주요 방송사들과의 인터뷰에서 리비아 반군을 무장시키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미국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리비아에 투입된 CIA 요원들이 연합군의 공습을 돕고 있으며 시민군과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서방국가들도 시민군 지원에 나설 태세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은 전날 런던 국제회의에서 시민군에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이날 하원에서 "상황에 따라 시민군에게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에서 시민군이 카다피군에 밀려 퇴각하는 등 일진일퇴를 거듭하자 연합군 측이 무기 지원을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카다피 진영에선 내부 분열도 계속되고 있다. 무사 쿠사 리비아 외무장관은 튀니지를 통해 영국에 도착하자마자 외무장관직에서 사임한다고 선언했다. 쿠사 장관은 카다피의 핵심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앞서 카다피 정권 2인자로 알려진 압델 파타 유니스 내무장관과 무스타파 모하메드 압델 잘릴 법무장관도 2월 말 사임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