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던 데이비드 소콜 미드아메리칸에너지 및 넷젯 회장(사진)이 돌연 사임했다. 소콜 회장은 지난 1월 개인적으로 미국 윤활유 회사 루브리졸의 주식을 매입한 후 버핏 회장 등 벅셔해서웨이 경영진에게 루브리졸 인수를 제안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어왔다. 벅셔해서웨이는 최근 90억달러에 루브리졸을 인수했으며 소콜은 300만달러의 차익을 거뒀다.

버핏 회장은 30일(현지시간) 편지 형식의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8일 소콜로부터 사의가 담긴 편지를 받았다"며 "그가 앞으로 가족과 함께 자선 사업에 힘쓰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소콜 회장은 이날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사임은 루브리졸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버핏 회장도 보도자료의 절반 이상을 소콜 회장의 루브리졸 주식 매입이 법적으로 문제될 것 없다는 점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소콜 회장이 루브리졸 인수에 대한 아이디어를 버핏에게 들고 온 건 1월14일 혹은 15일이었다. 소콜이 주식을 매입한 시점은 1월5~7일.버핏 회장은 "소콜은 나와 루브리졸 인수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전에 주식을 매입했으며 당시 그는 내가 그의 아이디어에 어떻게 반응할지 전혀 몰랐다"며 "소콜은 투자 결정에 아무 권한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버핏 회장은 "나와 소콜이 모두 주식 매입이 불법적이라고 느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콜 회장의 사임으로 벅셔해서웨이 후계 구도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버핏 회장은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가 4명 있다"고 공시했다. 미국 언론들은 자동차보험사 게이코의 CEO 토니 나이슬리,철도회사 벌링턴노던의 CEO 매튜 로스,벅셔해서웨이 재보험그룹의 CEO 애지트 제인 등을 거론하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