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ㆍ장외시장 중간형태
비용 낮추고 효율성 제고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31일 "복수 거래소를 두는 방안은 글로벌 통합 움직임과 배치되는 데다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너무 많아 허용하기 힘들다"며 "대신 실질적인 경쟁을 유도해 주식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ATS 운영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ATS가 만들어지면 한국거래소에 상장한 모든 종목을 거래소와 동일하게 매매할 수 있다. 다수의 투자자가 호가를 제시해 매매가격을 결정하는 경쟁 매매 방식으로 정규장처럼 오전 9시~오후 3시까지 거래하게 된다. 한국거래소와 ATS 간 경쟁으로 거래비용이 낮아지고 주식의 가격 발견 기능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금융위의 판단이다.
상장 기업들 입장에서도 거래가 늘어나 자금조달 측면에서 유리해진다.
물론 한국거래소의 유동성이 ATS로 나눠질 뿐 실질적인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금융위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아시아 주요국에서도 ATS를 도입했다"며 "외국 사례를 보면 활발한 ATS 거래가 시장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게 정설"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은 각각 80여개와 20여개의 ATS를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일본이 작년부터 2개의 ATS를 운영 중이며 싱가포르 홍콩 호주 등 주요국들도 최근 ATS를 오픈했다.
우리나라에서 ATS 시장 개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1년 12월 증권사들이 공동 출자해 개설한 한국ECN증권㈜이 ATS의 한 형태였다. 하지만 당시 ECN은 지나친 규제로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못해 3년 만인 2005년 간판을 내렸다. 거래시간이 장이 끝난 오후 4시30분부터 9시까지로 제한된 데다 당일 거래소 종가의 5% 범위 내에서 30분 단위로 호가를 받아 체결해주는'단일가 매매' 방식을 적용해 태생적인 한계를 노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 도입하는 ATS는 기존 거래소처럼 장중에 열리는 데다 똑같은 경쟁 매매 방식이어서 거래소와 경쟁이 가능할 전망이다. 강종만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투자자와 상장 기업들의 편익을 제고하기 위해 ATS 설립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ATS
alternative trading system.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 시장과 같은 기존 증권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별도로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시스템.대체거래시스템으로 불린다. 장외 전자거래시장,사설 온라인 증권거래소 등도 여기에 해당된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