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들, 美서 '대선 몸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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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정동영 등 잇단 미국행…재외선거 앞두고 조직 다져
잠룡(潛龍)들의 미국행이 줄을 잇고 있다. 재외동포에 투표권을 주는 재외선거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내년 총선과 대선전을 겨냥해 재외동포 표밭을 미리 다지는 차원이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1일 미국에서 귀국했다. 지난달 28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 이 장관은 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을 비롯해 상 · 하원 의원들을 만났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도 최근 미국을 다녀왔다. 정 전 대표는 지난달 21일 출국해 뉴욕 워싱턴DC 샌프란시스코 등을 돌고 31일 귀국했으며,정 최고위원은 지난달 12일부터 열흘 일정으로 LA 뉴욕 등에 머물렀다.
다른 잠룡들 역시 미국 방문 스케줄이 줄줄이 잡혀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작년 11월 LA와 시카고를 다녀온 데 이어 이달 17일부터 9일간 보스턴과 워싱턴에 간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오 시장보다 하루 앞선 16일 뉴욕과 디트로이트 등을 돈다. 4 · 27 재 · 보궐 선거에 전념하고 있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유력 대선 후보들이 한 달 사이 미국을 찾는 것이다.
대선 사전 정지 작업이란 분석이 많다. 재외선거가 실시되는 내년 대선에선 미국 동포가 주요 변수가 될 수 있어서다. 외교통상부가 홀수해마다 작성하는 재외동포현황에 따르면 2009년 기준 미국 동포는 210만2283명으로 중국(233만6771명) 다음으로 많다. 잠룡들이 방문한 미국 주요 도시들도 동포가 많은 지역이다. 미국 동포는 LA에 51만8300명으로 가장 많이 살고 뉴욕(38만100명) 시카고(23만9600명) 샌프란시스코(17만8560명) 등 순이다. 잠룡들은 공식 일정 외에 해당 지역 향우회나 한인회 등을 비롯해 작년부터 결성된 당 외곽 조직과의 만남도 가졌다. 한나라당 외곽조직은 '뉴 한국의 힘'이며,민주당 외곽 조직은 '세계 한인민주회의'다.
한 의원 보좌관은 "미국동포들은 다른 국가보다 한국 정치에 관심이 많다"며 "선진국에서 생활하면서 조직도 잘 되고 투표 성향도 높아 관심을 많이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