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자 글 한 줄이 남의 인생을 바꾸기도 합니다. 비법은 없어요. 국민과 마음으로 이야기하세요. 머릿속에 소장되는 것보다는 가슴 속에 소장되는 대화를 나눠야죠."

'트위터계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소설가 이외수 씨(65 · 사진)가 1일 오후 4시 문화체육관광부 대강당 무대에 섰다. '소통의 달인에게 듣는 대국민 소통법'이란 주제로 열린 이 강연회의 청중은 정부부처 온라인 대변인과 150여명의 문화부 공무원들.온라인 대변인이 외부 전문가의 소통법을 듣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 글을 읽어야 잠을 잔다는 사람도 있고,출근해서 제 글을 읽어야 상쾌하게 일할 수 있다는 사람도 많아요. 여러분도 국민들 잠 못 들게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글 많이 나누세요. "

이씨는 "1990년대 PC통신 시절부터 온라인 공간에서 독자와 소통했고 현재 69여만명에 이르는 트위터 팔로어가 있다"며 "비법이라 할 건 없지만 경험에서 우러난 저의 소통법을 문화부 공무원들과 나누고 싶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했다. "강원도 인제에 있는 한 초등학교 객골 분교에서 사환으로 일한 적이 있어요. 전교생 17명인 학교에 저는 문장 공부를 하러 들어갔지요. 한겨울이라 매일 얼음밥을 먹던 그때 열한 살짜리 스승을 만났어요. 한 달 동안 겨울잠 자는 개구리를 잡으러 같이 계곡을 뛰어다녔죠.놀랍게도 그 스승이 '여기,여기' 라고 말하는 데서 어김없이 개구리가 나오는 거예요. 저는 아무리 봐도 모르겠어서 '대체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죠.그 스승 왈 '딱 보면 알아요'하더군요. 그게 감성이에요. "

이씨는 이어 "한겨울 어느 땅 속에 개구리가 있을지 감으로 딱 아는 '도의 경지'에 이르러야 할 아이들이 하루에 학원을 8개씩 다니며 밤 10시에 집에 간다. 학원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그 표정은 40대 샐러리맨보다 더 슬퍼 보인다"며 "문화예술과 교육이 감성의 본질을 깨닫고 우리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창의력을 기를 수 있도록 북돋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도 각 부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을 40여개나 운영한다는데 국민과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공론장'으로 만들어나가려면 여기 있는 이들이 지금보다 적극적이고 솔직하게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소통과 관련해선 "변화를 가져와야 진정한 소통이다. 한쪽은 일방적으로 얘기하고,알아듣기는 했지만 그것을 실천하거나 변화로 나타나 보여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일방통행이지 소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연에 참석한 교육과학기술부 한 관계자는 "교과부에서 '당신을 위한 교과부'라는 뜻의 'MAST4U'트위터 계정을 만들었는데 오늘 선생님의 트위터에 '팔로잉'했으니 앞으로 자주 '리트윗' 부탁드린다. 감성 교육을 위한 제언도 아끼지 말아달라"고 부탁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문화부는 지난해 12월 홍보지원국에 온라인홍보협력과를 신설,40여개 정부 부처에서 활동하는 '온라인 대변인'들의 정책 소통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강연은 정부 부처가 적극적으로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