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매달 발표하는 생산자물가와 수출입물가의 품목 및 가중치를 매년 바꾸기로 했다. 산업구조와 소비행태의 변화에 따라 품목과 가중치를 수정함으로써 물가 통계와 체감 물가 간 괴리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물가통계 산출 방식을 고정가중법에서 연쇄가중법으로 바꾸기로 했다"며 "구체적인 품목 및 가중치와 통계적 정합성에 대한 검토를 거쳐 2013년 1월부터 새로운 방식을 적용한 통계를 공표할 것"이라고 1일 말했다.

한은이 새로 적용하려는 연쇄가중법은 물가 통계를 구성하는 품목과 가중치를 매년 조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쓰고 있는 고정가중법은 특정연도를 기준으로 해서 5년 동안 품목과 가중치를 바꾸지 않는다. 이 때문에 산업구조 및 소비행태 변화와 신제품 등장을 반영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반면 연쇄가중법은 매년 품목과 가중치가 조정돼 환경 변화를 비교적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 연쇄가중법으로 바뀌면 현재 최대 6년인 통계 대상연도와 기준연도 시차는 3년으로 줄어든다. 지금은 2011년 통계를 2005년을 기준연도로 해 작성하지만 앞으로는 2008년의 품목별 거래액을 기준으로 2011년 통계를 만든다.

연쇄가중법을 이용하면 기준연도 변경에 따른 불편도 해소된다. 현행 방식으로는 2010년을 기준으로 한 물가 품목과 가중치가 2011년 말 확정된다. 따라서 2010년과 2011년 통계는 2005년을 기준으로 잠정 작성했다가 추후 2010년을 기준으로 수정 작업을 거친다. 연쇄가중법을 쓰면 매년 물가 품목과 가중치가 개편돼 과거 통계를 조정할 필요가 없다.

연쇄가중법을 적용하면 물가 상승률은 소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관계자는 "가격이 상승한 물건의 소비는 줄고 하락한 물건의 소비는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데 물가 품목과 가중치를 매년 변경하면 가격 하락으로 소비가 증가한 품목의 비중이 높게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통계청은 2010년을 기준연도로 한 소비자물가지수 품목과 가중치를 오는 12월 확정하고 개편 주기를 5년에서 2~3년으로 줄이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0,5로 끝나는 연도를 기준으로 소비자물가 품목과 가중치가 바뀌었지만 앞으로는 0,3,5,8로 끝나는 연도마다 수정이 이뤄진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