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는 지난 1분기 동안 외풍에 시달렸다. 코스피지수가 연초 21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집트 · 리비아 사태에서 일본 대지진에 이르기까지 살얼음판을 걸었다. 국제 유가는 들썩였고 일본 대지진 여파가 글로벌 경기둔화로 이어지진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을 지나 이런 해외 불안요인이 진정 양상을 보이면서 코스피지수는 단숨에 2100선을 넘었다. 미국 경기 회복에다 중국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까지 살아나고 있다.



1분기 재테크 수익률 1위는 동유럽 주식에서 나왔다. 삼성증권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동유럽주식 수익률(MSCI동유럽지수 기준)은 11.6%(이하 3월25일 기준)로 최고 수익을 냈다. 이에 따라 해외펀드 중에서도 이와 연계된 러시아(8.41%)와 동유럽(6.21%)펀드들이 해외 펀드 수익률 상위를 휩쓸었다. 반면 이집트 · 리비아 사태로 불안감이 고조된 중동아프리카펀드는 10.19%나 손실을 입었다. 인도(-10.89%)와 대지진의 진앙지였던 일본펀드(-4.79%)도 극히 부진했다.

원유 현물도 10.6%의 양호한 수익률을 냈다. 국내 투자자들이 원유 투자를 위해 주로 가입한 '미래에셋맵스타이거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ETF · 10.8%),'삼성WTI원유1(A)'(9.3%) 역시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작년 수익률 1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자문형랩은 8.7%(삼성증권 판매 상품 기준)의 수익률로 코스피지수 상승률(0.1%)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채권 투자는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친 금리인상으로 별 재미를 못 봤다. 1분기 동안 국내 국고채는 0.3%,해외 하이일드채권의 수익률은 0.7%에 머물렀다. 펀드에서도 국내 채권형(0.76%)은 해외 채권형(1.84%)에 비해 크게 부진했다. 특히 해외 채권형 중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블랙록USD하이일드(H)(A)'(4.5%),'슈로더글로벌하이일드HA'(4.3%) 펀드는 4%대의 높은 성과를 냈다.

이번 분기는 국내 주식과 원자재에서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코스피지수는 기업 실적 호조세를 기반으로 잇달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원유 금속 등에 투자하는 원자재펀드도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유망한 상품으로 꼽힌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주식형과 원자재펀드를 적극 추천한다"며 "해외 주식형에서는 자원부국인 러시아 브라질이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