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헤지펀드'도 관심
강남 부자들은 주가(코스피지수)가 2120선에 올라서면서 안정성이 높은 ELS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일본 지진 이후 랩어카운트의 인기는 다소 식었다. 또 해외 주식보다는 국내 주식에 관심이 늘고 있으며 헤지펀드의 인기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주가 높을 땐 ELS가 안정적
한상언 신한은행 PB고객부 팀장은 "지난 1일 국내 주가가 2120선을 돌파하면서 주가가 빠져도 인기가 있는 ELS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LS는 주가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떨어지는 반면 지수가 조정받는 시기에는 직접투자나 주식형펀드 등에 비해 안정적인 게 장점이다. 특히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도 있어 안정성을 중시하는 부자들이 선호한다.
지난주 국민은행 청담 프라이빗뱅킹(PB)센터에선 '스텝다운형 ELS'가 순식간에 100억원어치나 팔려나갔다. 정성진 국민은행 PB팀장은 "향후 2년간 종가가 5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을 거두는 상품이어서 관심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 상품은 50% 미만으로 하락하면 오히려 수익을 얻는 구조다. 정 팀장은 특히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가진 부자 고객들은 일본 지진 이후 주가의 급등락에 랩어카운트의 수익률이 나쁘게 나오면서 많이 실망한 것 같다"며 "주가 하락에도 방어할 수 있는 ELS 같은 상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PEF,헤지펀드 등 인기
지난주 국민은행 청담 PB센터는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사모투자펀드(PEF)를 PB상품으로 출시,예상보다 훨씬 높은 인기에 깜짝 놀랐다. 이틀 만에 목표치 70억원이 다 찬 것이다. 정 팀장은 "미국 소비 회복으로 인한 국내 수혜주와 금리 인상을 통해 수혜주 등으로 만든 PEF라 인기가 많았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정부의 '한국형 헤지펀드'도입과 투자금융(IB) 활성화 전문PEF 규제 완화 관련 대책이 발표되면서 부자들은 헤지펀드나 PEF에도 향후 돈이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강남센터 팀장은 "최근 헤지펀드는 과거처럼 과도하게 파생상품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규제 완화로 헤지펀드나 PEF가 일반인에게 대중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가입해 두려는 부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한상언 팀장은 "헤지펀드 중에 주가가 떨어지거나 올라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는 '절대수익형'펀드가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PEF나 헤지펀드의 기초 자산도 해외 주식보단 주로 국내 주식인 경우가 많았다. 한 팀장은 "유럽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 악재,일본 지진 여파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는 국내 주식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상영 하나은행 골드클럽 PB팀장은 "국내 주가가 2007년에도 2100대를 기록했지만 그때에 비해 경제의 체질은 2배 이상 좋아졌다"며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이 올해 110조원을 기록할 전망이지만 2007년엔 60조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정 팀장은 "상장기업의 주가수익률(PER)도 2007년엔 14배였지만 현재는 10배 정도여서 더 오를 여지가 있다"며 "정유,화학,정보기술(IT),철강,자동차 등이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