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高 뒷짐 재정부에 지경부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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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 업종별 영향 긴급조사…高환율 신봉 崔 장관 의지 반영
'물가 우선' 재정부 반응 관심
'물가 우선' 재정부 반응 관심
원 · 달러 환율이 1100원 선 아래로 떨어지자 지식경제부가 환율 하락에 따른 업종별 영향을 긴급 조사키로 했다. 최근 환율 하락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수출기업들이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고환율 신봉자'로 알려진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의 의지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경부 고위 관계자는 3일 "원 · 달러 환율이 지난달 31일 1100원 아래로 무너지자 수출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원화 절상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업종별 협회를 대상으로 그 여파를 조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들이 생각하는 업종별 적정 환율뿐만 아니라 적정 변동폭까지 파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기업들이 환율 움직임에 대한 의견을 정부에 건의한 적은 많았지만 정부가 먼저 조사를 벌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원 · 달러 환율은 지난 1일 종가가 1091원10전으로 한 달여 만에 40원 가까이 급락,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수출품의 달러 환산 가격이 높아져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국제 유가마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어 주요 수출기업들은 비상경영 돌입 여부를 신중히 저울질하고 있다.
올해 기준환율을 달러당 1080원으로 책정한 삼성전자는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마다 연간 2000억원의 영업이익 손실을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당 1100원을 기준선으로 잡은 현대 · 기아차도 환율 하락에 따른 이익 감소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수출기업들이 기준환율을 실제 예측치보다 낮게 잡는 경향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상당히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경부는 이달 중순까지 기업들의 의견을 청취해 환율 하락에 따른 종합적인 분석 결과를 기획재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하지만 재정부가 지경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얼마나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물가 관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재정부는 당분간 환율 하락을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의 환율 하락 움직임을 놓고 윤증현 재정부 장관과 최 장관이 상반된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윤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출석해 "정부는 결코 인위적인 고환율 정책을 취하고 있지 않다"며 원화 하락을 용인할 것임을 시사했다. 반면 최 장관은 "환율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3월7일 국회 답변)며 환율이 물가정책 수단으로 동원되는 것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재정부는 물가 관리가 필요하고 철강 운송 해운 등과 같이 환율 하락의 덕을 보는 업종도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며 "하지만 적정 환율은 투자와 고용효과까지 종합적으로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지경부 고위 관계자는 3일 "원 · 달러 환율이 지난달 31일 1100원 아래로 무너지자 수출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원화 절상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업종별 협회를 대상으로 그 여파를 조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들이 생각하는 업종별 적정 환율뿐만 아니라 적정 변동폭까지 파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기업들이 환율 움직임에 대한 의견을 정부에 건의한 적은 많았지만 정부가 먼저 조사를 벌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원 · 달러 환율은 지난 1일 종가가 1091원10전으로 한 달여 만에 40원 가까이 급락,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수출품의 달러 환산 가격이 높아져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국제 유가마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어 주요 수출기업들은 비상경영 돌입 여부를 신중히 저울질하고 있다.
올해 기준환율을 달러당 1080원으로 책정한 삼성전자는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마다 연간 2000억원의 영업이익 손실을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당 1100원을 기준선으로 잡은 현대 · 기아차도 환율 하락에 따른 이익 감소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수출기업들이 기준환율을 실제 예측치보다 낮게 잡는 경향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상당히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경부는 이달 중순까지 기업들의 의견을 청취해 환율 하락에 따른 종합적인 분석 결과를 기획재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하지만 재정부가 지경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얼마나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물가 관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재정부는 당분간 환율 하락을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의 환율 하락 움직임을 놓고 윤증현 재정부 장관과 최 장관이 상반된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윤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출석해 "정부는 결코 인위적인 고환율 정책을 취하고 있지 않다"며 원화 하락을 용인할 것임을 시사했다. 반면 최 장관은 "환율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3월7일 국회 답변)며 환율이 물가정책 수단으로 동원되는 것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재정부는 물가 관리가 필요하고 철강 운송 해운 등과 같이 환율 하락의 덕을 보는 업종도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며 "하지만 적정 환율은 투자와 고용효과까지 종합적으로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