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 자동차 회사 포드가 3월 판매 대수에서 영원한 라이벌이자 1위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를 제쳤다. 포드의 미국 내 판매 대수가 GM을 넘어선 건 GM이 파업으로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빚었던 1998년 7~8월 이후 13년 만이다.

2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포드는 지난달 자동차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 늘어난 21만2777대를 기록했다고 1일 발표했다. 같은 기간 GM은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난 20만6621대의 자동차를 팔았다.

포드의 자동차 판매가 늘어난 건 연료 효율성이 높은 자동차 라인업이 고유가 덕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포드가 연료 효율성이 높다고 광고해온 'F시리즈 트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났다. F시리즈를 포함한 경차 판매는 16% 증가했다. 강력한 인센티브 정책도 포드의 판매를 끌어올렸다.

포드의 미국 내 판매가 GM을 추월한 건 2006년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민간 항공기부문 사장에서 포드 CEO로 발탁된 멀럴리 CEO의 수완에 힘입은 바 크다. 빌 포드 회장은 2006년 127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회사가 좀처럼 위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자 과감하게 CEO 자리를 내놓고 보잉에서 구조조정 전문가로 이름을 날린 멀럴리를 영입했다. 멀럴리는 '하나의 포드(One Ford)'라는 전략 아래 애스턴마틴,재규어, 랜드로버,볼보 등을 매각하고 포드와 링컨에 집중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적중해 포드는 2009년 5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으며 지난해엔 미국 내 시장점유율이 16.7%로 2009년에 비해 1.2%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GM의 시장점유율은 19.8%에서 19.1%로 줄었다. 금융위기 당시 1.8달러까지 떨어진 포드 주가도 최근 15달러대까지 회복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멀럴리는 지난해 전년 대비 48% 늘어난 2652만달러를 연봉으로 받았다. 주식으로 보상받은 5650만달러를 합치면 지난해 그가 번 돈은 8300만달러에 달한다. 포드 회장도 지난해 연봉 2646만달러에 주식 보너스 4240만달러를 받았다.

한편 현대자동차도 지난달 미국에서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올렸다. 미국 내 현대차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2%,전월 대비 42% 늘어난 6만1873대를 기록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